정의연 "숨진 쉼터 소장에 불필요한 관심·억측 멈춰달라"

"검찰 압수수색 이후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 호소"
"언론의 과도한 취재경쟁, 쉼터 밖 나가지도 못해"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 앞에서 입장 발표를 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운영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소장 사장과 관련 정의연이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 앞에서 부고 성명을 통해 "고인을 갑자기 떠나보내게 돼 너무 비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님께서 6월6일 낮 파주 자택에서 영면에 드셨다. 고인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쉼터 '평화의 우리집' 일을 도맡아 왔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고인은 개인의 삶은 뒤로 한 채 할머니들의 건강과 안위를 우선시하며 늘 함께 지내왔다. 기쁜 날에는 할머니들과 함께 웃고, 슬픈 날에는 할머니들을 위로하며 할머니들의 동지이자 벗으로, 그리고 딸처럼 16년을 살아왔다"면서 "심성이 맑은 분이셨고, 정성과 헌신으로 언제나 자신보다 할머니들이 우선이셨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이 이사장은 "고인은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 특히 검찰의 급작스런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언론의 과도한 취재경쟁으로 쏟아지는 전화와 초인종 벨소리, 카메라 세례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셨다"면서 "항상 밝게 웃던 고인은 쉼터 밖을 제대로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또 "피해자들에게 헌신한 고인을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관심과 억측을 멈춰달라. 유족들과 주변인들, 정의연과 쉼터 평화의 우리집, 고인의 자택 등을 향한 인권침해적인 무분별한 취재경쟁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고인의 명예를 위해 부디 카메라와 펜을 내려놓고 고인의 삶을 차분히 되돌아봐달라"고 당부했다. 이 이사장은 "정의연은 유가족 측 의견을 존중하며 명예롭고 정중하게 고인의 가시는 길에 예의를 다하겠다. 먼저 가신 고인의 부모님, 함께 생활한 이순덕·김복동 할머니 등과 하늘나라에서 생전의 미소를 그대로 보여주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덧붙였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