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무대 달라져도 음악의 질은 타협 안해"

서울시향 '뉴노멀' 이끄는 오스모 벤스케 음악감독
“지난 2월 서울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취임 음악회에서 말러 교향곡 2번 ‘부활’을 연주한 이후 모든 게 변했습니다. 무대에서 최우선은 연주자의 안전입니다. 공간적 여건 탓에 많은 연주자가 무대에 올라갈 순 없지만 음악의 질적인 부분을 타협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음악감독(사진)은 지난 5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모든 것이 바뀐 상황에 맞춰 프로그램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며 이렇게 말했다.벤스케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서울시향의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 콘서트를 이끌었다. 하이든의 교향곡 94번 ‘놀람’과 모차르트 세레나데 10번 ‘그랑 파르티타’를 연주했다. 그는 “많은 연주자가 필요한 건 아니지만 잘 만들어진 곡”이라며 “2주 후에는 시벨리우스의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과 말러 교향곡 4번 실내악 편곡 버전(연주자 11명)을 선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향은 지난달 29일 국내 오케스트라로는 처음으로 ‘무대 위 거리두기’를 적용한 콘서트를 선보였다. 현악기는 1인 1보면대를 사용했고, 관악기 연주자 주변에는 투명 방음판과 개인별 비말 처리 위생용기를 뒀다. 관악기를 제외한 연주자들은 리허설과 연주 중에 항상 마스크를 착용했다. 벤스케는 “당분간 안전 문제 때문에 온라인 공연을 할 수밖에 없겠지만 상황이 나아져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향은 ‘새로운 일상’(뉴노멀) 속 공연 방안을 추진한다. 오는 12월 20일까지 남아 있는 올해 20여 회의 정기공연을 원칙적으로 유관중 공연으로 기획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과 정부 지침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무관중 온라인 공연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영상·음향·온라인 송출을 함께 준비하기로 했다. 지난달 29일과 이달 5일 정기공연도 당초 유관중 공연으로 준비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로 전환했다.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는 “모든 연주자가 마스크를 쓴 채 최소 1.5m 거리를 유지하게 하고, 비말 전파의 위험이 큰 관악기 참여를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단기적인 해외 객원 수석연주자 초대를 지양하고, 필요할 경우 국내 거주 객원 수석과 연주자를 섭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