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분위기·높은 연봉…네이버·카카오로 몰리는 이유
입력
수정
지면A3
수평적 기업문화에 자율근무카카오 직원들은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한 달 동안 160시간만 근무하면 되도록 시간표를 마음대로 짜고 있다. 네이버도 각자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때를 정해 출퇴근 시간을 결정하는 ‘책임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 유통 대기업 출신의 카카오 직원 A씨는 “회사가 아니라 내 삶의 패턴에 맞춰서 회사 업무를 볼 수 있다”며 “실제 해보니 업무량은 물론 생산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스톡옵션'도 매력적
네이버와 카카오는 사회 초년생이 지원하고 싶어하는 기업인 동시에 직장인도 이직을 원하는 기업에 꼽힌다. 급여 수준이 높은 만큼 업무 강도도 세지만, 동시에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누릴 수 있고 성취감도 크기 때문이란 게 이직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구인·구직 중개업체인 잡플래닛이 지난 3월 1085명을 대상으로 ‘다니고 싶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카카오(23.6%)와 네이버(18.6%)가 나란히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와 SK, CJ, LG 등을 모두 따돌렸다. 응답자들은 지원 시 중요하게 여기는 사항으로 △급여(29.4%) △복지(24.6%) △업무와 삶의 균형(20.2%) △사내 문화(18.1%) 등을 꼽았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8000만원을 넘어섰다. 평균 근속 연수가 5년 안팎으로 삼성전자(12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점을 감안할 때 급여 수준은 비슷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여기에 수평적인 기업 문화와 자유로운 업무 환경 등이 순위를 가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4대 그룹의 한 제조업체에서 카카오로 옮긴 B씨는 “예전 직장은 업무 영역이 엄격히 구분돼 있고 회사 대표는커녕 임원조차 만나기 어려워 ‘부품’처럼 여겨졌다”며 “지금은 엘리베이터에서 종종 만나는 회사 대표를 직원 누구나 영어 이름으로 부를 정도로 격식을 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에서 네이버로 이직한 C씨도 업무 만족도를 강조했다. 그는 “보수적인 은행권에선 생각지도 못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면서 “내놓고 싶은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는 기회가 많고 성과도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어 보람을 더 느낀다”고 말했다.
성과에 따른 보상이 확실하다는 점도 경력직이 이들 회사로 몰리는 이유다. 네이버는 지난해부터 모든 직원에게 매년 1000만원 상당의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주고 있다. 경영 성과를 직원과 공유하고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3월 기준 네이버 임직원 3000여 명이 보유한 스톡옵션의 시세 차익은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주완/이선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