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또 야당패스?…"법사위원장 무조건 가져가겠다"

여야 원구성 협상, 진척 없이 또 결렬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 원구성 협상회동을 가졌다. /연합뉴스
여야 원내대표간 이뤄진 원구성 협상이 한발짝의 진척도 없이 또다시 결렬됐다. '표결 강행'까지 가능한 177석 여당이 협상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만큼 결국 여당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의 주재로 회동을 가졌다. 하지만 여야 대표간 회동은 협상이 길어질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1시간도 채 되지 않은채 종료됐다. 여야간 전혀 양보없는 상황이 지속되며 진전이 보이지 않자 두 원내대표 모두 협상을 중단한 것이다.핵심 쟁점은 법제사법위원장 자리였다. 민주당은 177석의 자리를 확보한 만큼 책임정치를 위해서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통합당은 "법사위원장 자리는 야당이 가져가는게 관행"이라며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뜻을 고수했다.

주 원내대표는 협상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측에서 법사위를 자신들에게 넘기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 중 7개를 양보하겠다며, 동의 못하면 다 가져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일단 여야는 원구성 법정 시한인 8일 정오까지 협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통합당 입장에서는 여론에 호소하는 것 말고는 법사위원장을 가져올 마땅한 카드가 없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제안한 두가지 선택지 밖에 없는 상황에서 결국 법사위원장을 넘겨주고 상임위원장 7석을 가져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민주당은 53년만에 단독으로 국회를 개원한데 이어 관행을 깨고 법사위원장까지 가져가며 의석수 뿐 아니라 국회 구성에 있어서도 말그대로 '슈퍼 여당'이 될 전망이다. 다만 21대 국회 초반부터 국회 단독 강행을 선택하면서 여야협치를 포기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