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수업만 하다가 학교에 나와 친구들을 본다고 생각하니 반가워요. 옆에 있는 친구는 등교하기 전에 단톡방을 통해 친해졌는데, 함께 등교하는 건 처음이에요."4차 등교일을 맞은 8일 오전 8시 30분께 경기도 성남시 구미중학교 정문 앞에는 등굣길에 오른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학생들의 표정은 교문 앞에서 교장 선생님이 나눠주는 장미꽃 한송이씩을 받아 들고난 이후 더 환해졌다.
그 옆에선 등교일이 아닌데도 후배들의 첫 등교를 환영하기 위해 나온 학생회 소속 2∼3학년 학생들이 초콜릿을 나눠줬다.다른 교직원과 고학년 학생들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1학년의 첫 등교!'라고 적힌 팻말과 풍선을 들고 학생들의 등교를 맞이했다.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방역을 염두에 둔 사회적 거리 두기는 차분하게 지켜졌다.
신입생을 맞이하는 교직원과 고학년 학생들은 모두 1m 간격으로 떨어져 있었고, 등교하는 학생들도 "한 줄로 들어오라"는 지침을 듣고는 일렬로 걸어 들어왔다.구미중은 입학식을 대신해 교장과 학생부장, 학생회 임원의 환영인사가 담긴 영상을 신입생들에게 보여줬다.
학교를 처음 방문한 학생들을 위해 교내 탐방도 진행했다.
장상연 양은 "급식 먹을 때는 마스크를 벗어야 해서 불안하지만 오랜만에 친구들 봐서 반갑다"며 "개학을 계속 기다려왔는데 어제는 친구들 만날 생각, 코로나19 걱정으로 두근댔다"고 말했다.이예경 양도 "교복을 사놓고 입을 기회가 없어 방에 걸어놓기만 했는데 오늘 처음 입어보니 어색하다"며 "어젯밤에 첫 등교를 준비하며 가방을 챙겼는데 설렜다"고 말했다.
등교 첫날 학급별 회장 선거를 치른 학교도 눈길을 끌었다.
화성 병점중학교는 이날 1학년 학생 11개 반 340명이 등교한 직후 반별 회장 선거 투표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복도에 마련된 기표소에서 1년간 반을 이끌 반대표를 뽑았다.
이 학교는 학생자치, 민주주의 교육 차원에서 그동안 온라인상에서 후보 선출, 공약 발표, 유세 등을 하도록 했다.
기표만큼은 학생들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도록 등교일에 맞춰 기표소를 준비한 것이다.
홍인숙 병점중 교장은 "그동안 온라인교육을 운영하면서 교사가 주도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서로 격려하고 힘을 발휘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얼마 전 총선을 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도 질서정연하게 할 수 있으리라 믿었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학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도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교장은 "학급별 교실을 학교 건물 곳곳으로 분산 시켜 학생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했다"며 "학생 밀집도 최소화에도 각별히 신경 썼다"고 했다.
한편, 4차 등교일인 이날 도내 중1, 초 5∼6학년이 등굣길에 올랐다.이로써 등교개학 연기 99일만에 모든 학년의 등교가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