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코로나19로 진단키트 사업 본격화"

"유방암 등 각종 질병으로 확장"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사진=한경DB
마크로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진단키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코로나19 진단키트 '악센 COVID-19 RT'의 긴급사용승인(EUA) 신청을 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수출허가를 받은 이 제품은 분자진단키트다. 두 시간 안에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다. 개발부터 승인까지 두 달 걸렸다.서 회장은 "유방암 진단시약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관련 기술과 의료기기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시설을 갖추면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빨리 개발할 수 있었다"며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제공받던 전 세계 고객사로부터 공급 요청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153개국에서 대학, 연구소 등 18000여 고객사가 마크로젠의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마크로젠이 진단키트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마크로젠은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인 BRCA1과 BRCA2를 해독할 수 있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의 진단시약을 개발하고 지난 4월 임상시험 성공적으로 마쳤다. 같은 달 식약처에 판매허가 신청을 냈다. 올해 안에 출시하는 게 목표다. 그는 "유방암을 시작으로 암, 감염병 등 여러 질병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것"이라며 "NGS 분석 결과를 더 정확하고 쉽게 볼 수 있는 분석 소프트웨어도 자체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 자회사 소마젠을 주축으로 한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진단 사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소마젠은 지난 연말에 마이크로바이옴 진단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난해 호주의 마이크로바에 30억원을 투자했다. 미국의 마이크로바이옴 1위 업체 유바이옴의 특허 246건과 샘플 데이터 30만 건을 인수했다.서 회장은 "유바이옴의 인력과 특허, 데이터를 활용할 방안을 논의하고 미국 대형병원에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하버드대 출신의 의사를 영입하는 등 미국시장 공략을 가시화하고 있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