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섭 기자의 바이오 탐구영역] (1) 코스맥스바이오 "국내 처음으로 암웨이차이나에 건기식 납품 시작"

"중국 진출 3년 만에 흑자 전환 성공할 것"
건강기능식품회사 코스맥스바이오를 방문했습니다.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최대주주인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직접 개발해 고객사에 납품하거나(ODM) 또는 고객사가 원하는 레시피에 맞게 건기식을 만들어 주는(OEM) 회사입니다.

예를 들어 홈쇼핑에서 ××제약의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는 건기식 중 일부는 코스맥스바이오가 만들어 납품한 제품입니다. 박스와 상표를 부착해 판매망을 갖고 있는 제약회사 등이 판매를 하는 것이죠.코스맥스바이오 제품의 최종 판매 경로의 58%는 홈쇼핑이라고 합니다. 물론 코스맥스바이오란 회사명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2007년 삼진제약의 자회사인 일진제약을 인수한 뒤 각종 제형 개발에 ‘올인’한 회사입니다. 비타민을 먹을 때 딱딱한 알약이 아닌 젤리 형태나, 말랑말랑한 캡슐 형태로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일진제약 인수 후 다른 회사와 차별성을 갖기 위해 제형 개발에 주력한 것이죠.

올해 그 성과가 나타납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암웨이차이나에 건기식을 납품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중국에 진출한지 3년 만에 중국 법인의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 같다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건기식 수요가 늘면서 상반기에만 50%가 넘는 성장률을 달성할 예정이라고 합니다.○“암웨이 납품 물량 대기도 벅차다”

암웨이는 한국에서 ‘다단계판매업’으로 불리는 ‘직접(방문)판매업’에서 세계 1위 기업입니다. 중국 시장에서도 건기식, 화장품 등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체 개발 상품도 판매하지만 ODM 회사의 상품도 판매를 합니다. 하지만 진입 장벽이 높죠. 노승원 맥쿼리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암웨이는 기술력을 갖고 있지 않은 분야나, 자사 제품 대비 훨씬 좋은 제품을 보유하지 않는 한 수주를 받지 않는 회사”라고 설명합니다.중국 판매 법인인 암웨이차이나에 건기식을 납품하는 한국 회사는 아직 없습니다. 코스맥스바이오가 유일한 납품사가 됐죠. 문성기 코스맥스바이오 대표는 “작년 말 계약을 체결하고 1월부터 생산해 4~5월에 초도 물량을 납품했다”며 “중국 공장을 풀가동해 암웨이 측이 요구하는 물량을 간신히 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암웨이에 납품하는 제품은 젤리형 건기식입니다. 젤리 안엔 비타민 아연 등 여러 영양소가 들어있습니다. 젤리형은 코스맥스바이오가 주력 상품으로 개발한 제형 중 하나입니다. 젤리형 건기식은 이미 여럿 나와있습니다. 하지만 젤리의 단단함을 자유자재로 조절하고, 안에 가루가 아닌 씹히는 성분의 식품을 넣을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암웨이 납품 덕에 이 회사의 중국 법인은 올해 흑자로 돌아설 전망입니다. 작년 매출이 24억원이었는데요, 올해엔 이미 수주를 받은 물량만 130억원이라고 합니다. 4~5월엔 생산물량의 80%가 암웨이에 납품하는 제품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생산량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납품 과정은 험난했습니다. 코스맥스바이오는 6개월 동안의 회사 실사와 제품 테스트 과정을 거쳐 작년 말에 납품을 확정지었습니다. 암웨이의 중국 현지 공장이 젤리형 제품을 만들어내기 어려운 점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한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얼마 전 건기식 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의 주가는 고객사인 직접판매회사 애터미가 중국에 진출했다는 이유만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아직 매출이 나오지 나오지 않았고, 기대만으로 오른 것이죠.

다른 한 예로 코스닥 상장업체 쎌바이오텍은 암웨이코리아에 유산균을 납품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몇 배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문 대표는 “중국 시장은 한국에 비해 납품 규모가 10배 이상”이라며 “암웨이가 젤리형 제품은 중국시장에서 독자적으로 생산하지 않는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매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문 대표는 이어 “중국에서 암웨이에 납품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다른 회사들에서도 납품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현재는 일손이 부족해 거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코스맥스바이오는 중국 진출 당시 공장을 새로 짓지 않고 현지인으로부터 임대를 했습니다. 화장품 ODM 회사이자 계열회사인 코스맥스 옆에 위치해 있습니다. 상하이에 있는 공장인데요, 계열 회사가 인근에 있을 경우 여러가지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우선 인력 측면인데요. 3000명이 넘게 일하고 있는 코스맥스 공장 인력이 남을 경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현지 진출 과정에서 중국 시장 경험이 많은 코스맥스의 도움도 받을 수 있죠. 문 대표 역시 코스맥스의 성공적인 중국 진출을 이끈 장본인입니다.

○“내년 4분기 상장”

중국 시장 성장 덕분에 코스맥스바이오도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회사는 제형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식물성 연질 캡슐 제품을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개발한 것이 그 예입니다. 주로 건기식에 많이 사용이 됩니다. 올해 코로나19로 건기식 제품의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자체 개발해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는 ODM 제품 수요도 늘었조.

회사 측은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55% 수준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로 건기식 매출이 크게 늘어난데다 이 회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홈쇼핑 건기식 매출도 늘었습니다. 밖에 나가기 보다 홈쇼핑을 통해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이죠.

회사 측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2000억원, 1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작년 매출액은 1532억원 영업이익은 26억원이었습니다. 문 대표는 “현재 수주 물량 등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잡은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이 회사는 내년 4분기를 목표로 기업공개(IPO)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지주사이자 지분 62.5%를 갖고 있는 코스맥스비티아이와의 관계, 새로 개발 중인 개별인정형 제품의 출시 등은 코스맥스바이오 2편에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