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돌아가며 일주일씩 재택근무 도입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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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업무환경 구축 나서롯데면세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해 대대적인 ‘업무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고 8일 발표했다. 언택트(비대면)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재택근무 분산근무 통해 출근자수 절반으로 줄여
우선 화상회의 시스템 도입을 확대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3월부터 화상회의 시스템을 속속 도입 중이다. 영업점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많은데, 대면회의를 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매장 간부들과 본사 간 화상회의를 몇 차례 진행했는데 효과가 좋았다”며 “앞으로 보다 자주 소통하는 수단으로 화상회의를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순환 재택근무제도 이날부터 도입했다. 각 부서 인원을 4개조로 쪼갠 뒤 일주일씩 번갈아 가면서 재택근무를 실시한다. 이렇게 하면 본사 임직원 약 25%가 상시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 3월 임산부 등을 상대로 시범도입한 재택근무를 전사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업무공간을 본사 외부에 마련, ‘분산근무’에도 나선다. “본사 임직원 약 20%는 외부에서 근무하도록 조치할 것”이란 설명이다. 롯데면세점은 이를 위해 기존에 교육장으로 썼던 공간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재택근무와 분산근무 등을 통해 롯데면세점은 본사로 출근하는 임직원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이 일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준 것은 그룹 차원에서 언택트 근무제 도입을 권고한데 따른 것이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말 롯데지주를 시작으로 롯데쇼핑 등 계열사들이 순차적으로 최근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도입 중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택근무와 화상회의를 보다 확대하라”고 최근 지시한데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탓에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영향도 있다. 롯데면세점은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본 롯데 계열사로 꼽힌다.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0% 가까이 감소했다. 작년 1분기 1000억원이 넘었던 영업이익은 올 1분기 42억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2분기 상황은 더 좋지 않다. 김포 김해 제주 등 상당수 매장이 휴업에 들어간 영향이다. 해외에서도 호주 베트남 일본 등에 있는 매장 문을 닫았다. 휴업 상황이 본격 반영되는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이들 매장 직원들은 휴업기간 중 무기한 유급휴직에 들어갔다. 본사 직원들도 주 3회, 혹은 4회 근무를 권유받고 있다. 쉬는 날에는 급여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상 임금 삭감 조치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