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이어 창녕서도 아동학대…"멍 든 채 도망치듯 뛰어"

눈가 손가락에 심한 화상도 입어
머리는 찢어진 채 피 흘린 흔적도
경찰, 계부와 친모 상대로 수사 착수
경남 창녕경찰서는 초등학교 4학년생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계부 A(35) 씨와 친모 B(27)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기사와 무관)
경찰이 경남 창녕군에서 9살 초등학생 딸을 학대한 계부와 친모 B를 붙잡았다. 충남 천안에서 초등학생이 의붓어머니에 의해 7시간 동안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가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후 재차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초등학교 4학년생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계부 A(35) 씨와 친모 B(27)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A 씨와 B 씨는 2018년부터 최근까지 C(9) 양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C 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20분께 잠옷 차림에 성인용 슬리퍼를 신고 창녕의 한 도로에서 눈에 멍이 든 채 도망치듯 뛰어가다가 지나가던 주민에게 발견됐다.

당시 C 양은 눈은 물론 손가락이 심하게 화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머리는 찢어져 피가 흘린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조사결과 A 씨가 C 양의 손가락을 프라이팬에 지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C 양을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겼으며, 현재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다.

C 양 가족은 지난 1월 거제에서 창녕으로 이사 왔으며, C 양은 2년 전부터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경찰 관계자는 "계부는 '말을 듣지 않고 거짓말을 해서 때렸다'며 일부 내용은 인정하지만, 일부 내용은 부인하고 있다"라며 친모는 조현병 환자인데 지난해부터 치료를 받지 않으면서 증세가 심해져 딸을 학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C양의 이러한 사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때문에 창녕으로 이사 온 이후 학교에 가지 않았고 외출도 하지 않아 주변에서는 학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피해 어린이가 2년 전부터 부모로부터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예전에 살았던 경남 거제의 학교와 이웃 주민을 상대로 사실 여부 조사에 나섰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