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서프라이즈 제대로 읽기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저스틴 라하르트 < WSJ 칼럼니스트 >
지난 5일 발표된 미국 고용 통계의 정확성을 의심할 근거를 굳이 찾자면 여러 가지를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고용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가능성이 통계에서 엿보인다는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 이런 점에서 미국 경기 회복이 앞으로 어떻게 진전될지가 큰 의문으로 남는다.

미국 노동부는 5월 비농업부문 취업자 수(계절조정)가 전달에 비해 250만 명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4월 14.7%에서 13.3%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고용 서프라이즈였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취업자 수가 830만 명 감소해 실업률이 19.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는 꽤 불확실했지만(예상치는 220만~1140만 명 감소), 고용 개선을 예상한 경제 전문가는 한 명도 없었다.주간 신규 실업보험 신청 건수도 실업자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주(州)정부 전산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려 신청에 지연이 발생했지만 실업 증가의 흐름이 반전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다. 미 공급자관리협회(ISM)가 시행한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경기 조사에서도 지난달 고용시장은 여전히 위축되고 있었다.

고용 통계 정확성엔 의문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의 와중에서 데이터 수집이 곤란하고 코로나 위기로 초래된 경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5월 고용 통계는 크게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노동부가 실업률 계산에 이용하는 설문조사의 회답률이 기존 평균보다 15%포인트 낮은 67%에 불과한 것 역시 통계 오류가 있음을 뒷받침한다.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고용시장이 5월에 저점을 찍고 반등했으며 6월엔 개선된 수치를 보일 것이라는 메시지는 확연하다. 일례로 오락 및 서비스업계의 고용은 전체 반등분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이것은 일부 지역에서 사업 폐쇄 조치가 완화한 것도 있지만 기업들이 위기에 대처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찾고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미국의 특성인 비즈니스 창조성이 작동한 것이다. 수많은 레스토랑이 테이크아웃이나 배달 비즈니스를 새로 시작하면서 직원들을 완전히 불러들이는 건 아직 멀었지만 적어도 일부 종업원을 복귀시키고 있다.

배송업 등에 새 일자리 창출

코로나 감염이 갑자기 재연되지 않는 한 여름에 봉쇄 조치가 완화되고 더 많은 사람이 일터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는 미국 경제의 과제가 얼마만큼 고용을 지탱할 수 있을지로 옮겨갈 것이다. 소규모 기업에 지원된 재난 기금들은 이들 기업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의한 수입 감소를 극복하는 데 충분한지 의문이다.실업이 증가하는 마당에 사람들이 과연 소비를 할지도 명확하지 않다. 코로나를 예방할 백신이 없는데도 예전의 생활 양식으로 돌아가려 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많은 바이러스 학자들이 염려하는 것처럼 가을에 코로나 감염이 다시 퍼지면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도 불분명하다. 5일의 미국 고용 통계는 충분히 환영할 만한 성과였지만 여전히 많은 숙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정리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저스틴 라하르트 칼럼니스트의 ‘America’s Employment Crisis Has Turned the Corner’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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