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코스피지수 9% 끌어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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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투자 분석 보고서지난 3월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코로나19 이후 반등장에서 코스피지수를 9%가량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았다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밑돌았을 것이란 얘기다. 올 9월 공매도가 다시 허용되면 지수가 조정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9월 재개 땐 지수 조정 가능성
신한금융투자는 8일 보고서를 통해 “2008년과 2011년 사례로 볼 때 올해 공매도 금지로 인한 코스피지수 상승 효과는 9%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 19일 코로나19발(發) 폭락장에서 1457선까지 떨어진 이후 두 달여 만에 50%가량 회복했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데는 3월 저점 이후 52거래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처럼 빠른 주가 회복에는 올 3월 16일부터 실시된 6개월간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의미다.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공매도가 재개되면 높아진 주가수익비율(PER)이 보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증시가 조정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시가 급락하면 12개월 선행 PER은 떨어진다. 주가하락 속도가 이익전망치 하락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PER이 낮아지면 저평가 매수가 몰리며 주가가 반등을 시작한다. 여기에 1년 후 경기 회복 기대까지 더해져 주가는 고평가 상태가 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때 공매도가 불가능한 경우 PER 조정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상태가 일정 기간 지속된 후 공매도가 재개되면 반등 기간 동안 높아진 PER이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주가도 떨어지거나 횡보한다.
금융당국은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과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졌던 2011년에도 두 차례 공매도를 금지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08년에는 주가가 저점을 찍은 이후 공매도 재개 직전까지 PER이 12배로 상승했다가, 공매도 규제가 풀린 뒤 11배로 하락하면서 주가가 횡보했다. 2011년에도 9배 수준으로 올라갔던 PER이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8.2배로 떨어졌다.다만 추가 조정장이 온다면 투자자들에겐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