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설립 붐…시장 선점 위해 적과도 손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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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글로벌 클라우드 격전지현재 한국은 국내외 클라우드 업체들의 전쟁터다. 해외 클라우드 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거세지고 있다. 국내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IT 업무가 급증해 국내 시장의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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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삼성SDS 손잡고 '반격'
미국의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IT서비스 업체인 서비스나우는 지난 4월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서비스나우는 2018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세계 혁신기업 1위로 꼽은 미국의 대표적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클라우드 업체다.핵심 사업은 일반 회사에서 사용하는 컴퓨터와 관련 시스템 관리다. 인력 관리, 소비자 관리 등 반복 업무를 단순화하는 등 고객사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을 돕고 있다.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40%가 넘는다.
구글도 지난 2월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울과 부산에 두 곳의 리전을 개설한 데 이어 올해 부산에 추가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오라클도 지난해 6월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처음으로 마련했다.
국내 업체들은 반격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강원 춘천에 이어 세종에 제2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하반기에 건축 설계를 마무리하고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에 맞서 데이터 주권을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때인 만큼 준공이 늦어지지 않도록 데이터센터 설립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NHN도 2022년 완공을 목표로 경남 김해에 제2데이터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도 내년에 서울 가산동에 네 번째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외국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국내 경쟁사끼리 손잡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SDS와 NHN은 지난달 클라우드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주력 클라우드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금융 클라우드 등에선 경쟁 관계였다. 앞으로는 고객사 클라우드 구축 사업에 공동 참여하고 클라우드 기반 상품·기술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내외 IT 기업들이 앞다퉈 국내 클라우드 사업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는 배경엔 관련 시장의 빠른 성장세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KRG는 클라우드 등을 활용한 국내 기업용 IT서비스 시장 규모가 2016년 20조7000억원에서 올해 22조73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나서면서 데이터센터 수요도 커졌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원격근무와 온라인 강의가 확대되면서 클라우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