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미도 "경쟁작이던 '미스터트롯', 한 번 보고 임영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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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 채송화 역 배우 전미도
뮤지컬 스타에서 드라마 스타로
"첫 드라마 주연, 행복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10년 넘게 무대에만 집중해 왔던 전미도에게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전미도는 "관성적으로 연기를 한다고 느꼈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을 때 이 작품을 만났다"며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난 건 영광"이라면서 첫 주연 드라마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촬영을 하면서 코로나19가 시작됐다. 병원물이다보니 실제 병원에서 촬영해야 했는데, 감염을 우려해 세트장에서 대부분 찍어야 했다. 사고없이 촬영이 진행돼 다행이라 생각하고, 고생한 만큼 사랑받은 거 같아 감사하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큰 사랑을 받았는데, 인기를 심감하나. 커뮤니티에 올려주신 '짤'이나 SNS 팔로워 수가 이틀만에 7만 명이 늘 때 그런 것들을 느꼈다. 아무래도 작가님이 대본을 잘 써 주시고, 그 이야기에 시청자분들이 공감해주신 덕분이 아닐까 싶다.
▲ 직접 부른 OST인 '다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로 음원차트 1위에도 오르지 않았나.
그때도 정말 놀랐다. 조정석 오빠가 부른 OST '아로하'가 1위가 됐을 때엔, 워낙 노래를 잘하기도 하고 팬덤도 크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껏 축하해 줬다. 그런데 후에 신원호 감독님이 저에게도 '한 곡 부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 솔직히 처음엔 겁이 났다. 저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것 같아서.(웃음) 그런데 첫 날부터 반응이 오더라.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감사했다. 그런데 이 정도면 전 국민이 듣고, 보는 건데 시청률 조사가 잘못된 게 아닌가. 우리끼리 '시청률 50%는 나와야 하는거 아니냐'고 농담삼아 말하기도 했다.(웃음)▲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시청률이 TV조선 '미스터트롯' 때문에 덜나왔다는 말도 있더라.
경쟁작인데,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거야' 하고 봤다. 그리고 반했고,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특히 임영웅 씨를 응원했다. 노래 한 곡에 드라마 한 편 정도의 서사가 있더라. '노부부' 무대를 보는데, '여보' 하는 순간 깜짝 놀랐다. 왜 하필 우리드라마와 겹칠까 싶었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빨리 끝났으면 했는데, 처음엔 ('미스터트롯') 마지막회와 우리 첫방송만 겹치는 줄 알았는데 그 후에 스페셜로 계속 다른 걸 하더라.
▲ 본인도 그렇게 노래를 잘하는데, 극중 채송화는 음치 설정이다. 연기하면서 힘들진 않았나. 제가 공연을 할 때에도 가창력이 있는 배우는 아니었다.(웃음) 자화자찬 같지만, 드라마 안에서 뭔가를 만들어가는 스타일이었다. 그럼에도 뮤지컬 배우를 데려다가 노래를 시키면 뻔한 느낌이 들지 않겠나. 그래서 감독님과 작가님이 '음치로 가보자'고 제안하셨고, 저 역시 그 부분에 매력을 느꼈다. 원래 뮤지컬 배우들끼리도 장난삼아 생목으로 노래를 많이 부른다. 그걸 재밌게 봐주신거 같아 다행이다.
촬영들어가기 전부터 미리 모여 연습을 시작했다. 악기 연습은 지난해 여름부터 한 거 같다. 미리 연습할 수 있는 기간이 있고, 반드시 촬영을 해야하는 기간이 있었다. 그때까지 무조건 뭔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손에 물집이 잡히고 굳은살이 박힐 정도로 연습을 했다. 그렇게 겨우 한 곡을 완성했는데, 감독님이 그 후엔 더 어려운 곡을 요구하셨다. 연습시간은 더 부족했는데, 첫 곡을 만들고 나니 두번째는 더 쉽게 됐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주1회 드라마로도 화제를 모았다.
확실이 촬영환경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조정석 오빠도 "여긴 천국이야"라고 하더라.(웃음) 드라마 현장이 어렵다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저희는 쉬는 시간도 정해져 있고, 스태프들의 휴식도 보장받을 수 있어서 수월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나온 역량만큼 표현하지 못했을 거 같다. 쉴 시간이 있으니까, 서툴지만 이 정도를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 앞서 '마더', 영화 '변신' 등에 출연했지만 주연을 맡아 본격적으로 연기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대 위 연기와 카메라 앞 연기의 차이가 있던가.
연기하는 것 자체는 다르다 생각하지 않는데, 드라마는 순발력을 많이 요구하더라. 그게 신선해고 재밌었다. 즐긴다고 생각하려 했고, 함께 촬여하는 분들이 다들 편하게 잘해주셨다. 그리고 촬영장에 함께 무대에 올랐던 분들이 많았다. 함께 소통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 그동안 뮤지컬에 집중했는데, 드라마에 출연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었을까.
오랫동안 무대에 오르면서 관성적으로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너무 유명해지는 것도 싫고, 무대 위의 삶이 좋았는데, 새로운 도전을 해야할 거 같았다. 그런 타이밍에 오디션을 봤다. 처음엔 송화로 보는지도 몰랐다.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작가님의 의학드라마라는 것만 알았고, 보통 의학드라마에서 나오는 몇몇의 에피소드 중 하나의 주인공만 돼도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2차에 가서 대사를 너무 많이 주셔서 '아, 비중있는 역을 주시려나 보다'라고 눈치를 챘다.(웃음) 제가 선택했다기 보단 저에게 기회를 주신거고, 좋은 분들 사이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힐링했다. 나중에 무대나 현장에서 낯설게 느끼는 사람들을 만나면 이렇게 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려를 많이 받았다.
▲ 흉부외과 레지던트 도재학 역을 맡았던 정문성과는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연인으로 만나더라.
여기('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많이 못만난 한을 풀려고 한다. 다음엔 '꼭 같이 하자'고 해서 하게 됐다. 사랑을 느끼지 못하는 두 사람이 사랑을 느낀다는 설정이다.
저 역시 송화의 로맨스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전개될 지 알지 못했다. 처음엔 '차분한 역할이니 어려울 수 있다'며 '감정의 폭이 크지 않은 인물'이라는 설명만 들었다. '그 안에서 변주를 하는 게 어려울 수 있지만, 잘 살려달라'는 주문을 받아서 이성적이고 따뜻한 면에 중점을 뒀다. 그래서 멜로가 나왔을 때에도 송화처럼 당황했고, 최대한 중립적으로 연기했다.
▲ 시청자 전미도라면 익준과 치홍 중에 누굴 택할까.
저는 진지한 사람보다는 재밌는 사람이 좋다.
▲ 애딸린 이혼남이라도 괜찮은 건가.
진짜 좋아한다면 애가 있더라도, 이혼을 했더라도 무엇이 문제일까 싶다.
▲ 채송화와 전미도의 싱크로율은 어느정도인가.
송화는 책임감이 있고 성실하고, 맡은 일은 끝까지 잘해내려 하는 인물이다. 그런 욕심과 태도가 저와는 비슷한 부분인거 같다. 송화는 의사로서 그런 면이 있다면, 저는 배우로서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한다. 관객에게 믿음을 주고 싶다는 마음 역시 비슷하다. 하지만 저는 성화만큼 공부를 잘하지도 한고, 특히 학력이 다르다.하하.
▲ 늘 새 얼굴을 발굴한다는 평을 받는 신원호 감독의 작품이지만, 이번에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전미도 배우가 아닐까 싶다.
모순일 수 있는데, 사람들 앞에 내보이는 직업을 갖고 있지만 큰 관심을 받는 건 또 두렵다. 그래서 방송에 나가는 것도 사생활이 없어진다는 부분 때문에 무섭기도 했다. 그런데 그게 무서워서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작품을 하면서 감독님이 많은 조언과 좋은 말씀들을 해주셨다. '좋은 말도 듣지만, 공격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다. 드라마를 하는 순간 받아들여야 할 숙명이 될 것이다'고 우려해 주셨다.
이미 대본이 많은 부분이 녹여 있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 낮은 신발 등은 모두 대본에 있던 설정이었다. 거기에 제가 추가한 건 병원에 갔을때 봤던, 직업군이 갖는 특별한 말투 등을 살리려 노력했다.
▲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즌2가 예정돼 있다.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공개해 준다면?결론을 보면서 '이게 끝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제라 그런지 확실히 뒤와 이어지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인물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가 궁금하다. 송화의 서사도 드러났으면 하고. 고백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 지, 익준을 정말 좋아했던 건지, 저 역시 송화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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