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 안면인식 사업 손 뗀다…"인종·성별 차별에 쓰일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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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서한 통해 발표글로벌 정보통신(IT)기업 IBM이 안면인식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고 발표했다. 기술이 인종차별적 도구로 쓰일 것을 우려해서다.
"기술 개발해 파는게 전부 아냐…기업에도 책임 있다"
미 의회에 "인종차별 막아달라" 촉구
8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밤 미 의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크리슈나 CEO는 서한에서 미 의회에 제도적 인종차별을 막기 위한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CNBC에 따르면 크리슈나 CEO는 서한에서 “IBM은 대규모 감시, 인종 프로파일링, 기본 인권·자유 침해 등 IBM의 원칙과 맞지 않는 목적을 위해 기술이 쓰이는 것을 단호히 반대하며,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미 사법기관 등이 안면인식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국가적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크리슈나 CEO는 이어 “인공지능(AI)는 사법기관이 시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도구지만, 편향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그러므로 AI 시스템을 판매하는 기업이든 사용하는 주체든 편향성 여부를 검사하고 보고해야한다는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의 안면인식 기술이 백인 남성을 기준으로는 식별 능력이 양호하지만, 동양인·흑인·라틴계 등 백인이 아닌 인종이나 여성에겐 식별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기술이 인종·성차별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을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때문에 작년 5월엔 미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당국이 미국에서 최초로 안면인식 기술 사용을 금지했다. CNBC는 관계자를 인용해 “백인 경찰관의 가혹 행위로 숨진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미 경찰 개혁과 인종 불평등 문제가 사회 전반에서 떠오르자 IBM이 안면인식 사업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안면인식 사업은 회사에 큰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은 아니었다”며 “그러나 미국 정부가 주요 고객이니만큼 IBM에겐 나름 중요성이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IBM은 지난 몇주간 자사 직원 등으로부터 안면인식 기술에 대한 우려와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IBM이 안면인식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결정은 안면인식 기술이 인종·성별에 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지적했다.
크리슈나 CEO는 이날 서한을 통해 경찰 면책특권 관련 개혁법안 등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하원을 주도하는 미 민주당은 경찰의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저지하고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담긴 개혁 법안을 공개했다. 이 법안은 134쪽 분량이다. 경찰의 폭력 등 비위 행위에 대해 면책특권을 제한한다. 경찰의 과잉 진압 피해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그간 미국 경찰은 공무 수행의 경우 총격이나 폭력 등을 가했을 때에도 면책특권을 부여받았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