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권주자' 가뭄 속 원희룡 꿈틀 "가장 치열한 2년 살 것"

오는 2022년 대선 염두에 둔 발언
김종인 향한 비판도 이어가
"진보 아류 돼선 안 돼…김종인은 용병"
홍준표 무소속 의원(왼쪽부터)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기념 특별강연에 참석해 있다. /사진=뉴스1
지난 4·15 총선을 거치며 보수 대권주자 씨가 말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꿈틀거리고 있다. 원 지사는 9일 "내 인생, 내 평생 가장 치열한 2년을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라면서 오는 2022년 대통령 선거 도전을 시사했다.

원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미래혁신포럼이 주최한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보수의 이름으로 패배의 아픔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 후반전 승리의 역전 드라마를 쓰자"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차기 대권 주자들의 비전을 들어보자며 주최한 행사다. 매주 또다른 인사들이 나와 강연에 나선다.

양복 상의를 벗어둔 채 셔츠를 살짝 걷고 강연에 임한 원 지사는 이날 '대선 출마'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원 지사는 "대통령 후보는 당의 권력자 눈에 들어 배출되는 게 아니다"라면서 에둘러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하며 자신의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저는 진정으로 대한민국에 감사하고 있다"라면서 "제가 남은 인생에 해야 할 일은 제가 받은 것을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저는 대한민국 현대사와 압축 성장의 산증인이자 대표상품"이라며 "제주도 무학 가난한 농민의 아들이 책에 파묻혀 학력고사 수석을 했다. 그 드라마로 인해 기회균등과 성취의 사다리를 온몸으로 증명했다"라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대한민국 보수가 만든 질서가 바로 기회균등과 인재 육성이기 때문에 저의 성장이 가능했다"라면서 "제주도 소년에 2005년엔 다보스포럼의 영 글로벌 리더로 선정됐는데 한국 정치인 가운데 유일했다.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주도지사로 도정 성과를 언급하며 자신이 보수진영의 자산임을 설명했다.원 지사는 "제주에서 쌓아가고 있는 것들이 앞으로 복지국가와 국민들 미래 불안에 대한 내부 토론과 정책을 좌우하는 데 참여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 생각한다"면서 "제주도에 있으면서도 미래를 만들어왔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원 지사는 "진보의 아류가 돼서는 여전히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라면서 김 위원장을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실력을 인정할 수 없는 상대에게 4연속 참패를 당하고 변화를 주도한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잃어버렸다"라면서 "(2022년 대선 승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용병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보수의 유니폼을 입은 우리의 승리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 기념 특별강연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