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 시원찮네

코스닥지수 고점 넘어섰지만
공모형, 2년 지나도 '마이너스'
4월 이후 반등장에서 코스닥지수가 올해 고점을 넘어섰지만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이후 2년이 지났지만 주요 펀드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자금 유출도 이어지고 있다.

9일 코스닥지수는 0.1% 오른 753.82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덕에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지난해 말 대비 올해 상승률은 12.39%에 달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은 물론 지난해 연고점까지 1.83%를 남겨뒀다.코스닥시장 초강세에도 코스닥벤처펀드 성과는 부진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13개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76%에 그쳤다. 최근 한 달 새 8.79%의 수익률을 올리며 빠르게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지수 상승률(10.34%)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실망한 투자자들은 올 들어 코스닥벤처펀드 전체 설정액의 10%에 가까운 406억원을 회수했다.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 시장의 일부 펀드가 전체 자금을 독식하는 구조다. 전체 설정액의 43%가 몰린 KTB자산운용의 ‘KTB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은 올 들어 5.59%의 수익률을 올리며 평균을 소폭 밑돌았다. 지난 2월 비상장사인 에이유 전환사채(CB) 보유량의 95%를 상각하면서 100억원대 손실을 입은 것이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2018년 4월 설정 이후 수익률은 -3.24%다. 같은 시기 설정된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타임폴리오 더벤처G’는 설정 이후 9.20%다.

다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올 상반기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간 기업공개(IPO)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면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주 물량 3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올해처럼 급락장과 급등장이 연달아 펼쳐지는 시기에는 대규모 손실을 입는 동시에 환매에도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공모펀드가 시장 지수를 뛰어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