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니콜라 잭팟'…지분가치 하루 새 1조↑

김동관 부사장이 투자 주도한 美 수소트럭 스타트업…나스닥 상장 직후 급등

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
1억弗 투자해 지분 6.13%
2년 안돼 가치 20배로 증가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2018년 투자한 미국의 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주가가 폭등하면서 한화그룹이 수조원대 ‘잭팟’을 터뜨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니콜라는 3거래일 만에 주가가 두 배 뛰었다. 한화가 보유한 니콜라의 지분 가치도 첫 투자 대비 20배가량 순식간에 불어났다.
김동관 발굴 ‘니콜라’ 신고가 행진
9일 주식시장에서 한화그룹주는 일제히 급등했다. 한화가 26.7%, 한화솔루션이 6.69% 오른 것을 비롯해 한화 우선주(29.9%), 한화솔루션 우선주(26.69%)도 가격 상승 제한폭 수준까지 뛰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 7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은 6440억원(7.15%) 늘어난 9조6496억원을 기록했다.한화그룹 계열사가 지분을 투자한 니콜라의 주가가 하룻밤 새 두 배 이상 오른 영향이다. 니콜라는 주요 차량인 ‘배저’의 판매 예약을 이달 말부터 받겠다고 밝히면서 8일(현지시간) 103.70% 오른 73.27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4일 상장 직후 35달러 선에서 거래됐던 종목이다. 니콜라의 시가총액도 263억달러로 커졌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 니콜라에 5000만달러씩 1억달러를 투자했다. 양사가 보유한 니콜라의 지분은 6.13%다. 니콜라 주가가 하루 만에 100% 이상 폭등하면서 한화그룹이 보유한 니콜라의 지분 가치도 2조원으로 전날보다 1조원 급증했다. 2018년 1197억원의 초기 투자액이 2년도 안 돼 2조원으로 20배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한화, 美 수소사업 진출 교두보2015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설립된 니콜라는 한 번 충전으로 1920㎞ 주행이 가능한 수소트럭과 전기배터리 트럭 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아직 공장은 없지만 ‘수소트럭계의 테슬라’로 불린다.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아 한화 외에 보쉬, CNH인더스트리얼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한화그룹은 2018년 당시 한화큐셀 전무였던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직접 니콜라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화에너지는 북미 지역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장을 고민하던 중이었고, 한화종합화학은 해외에서 친환경 융복합 사업 신규 진출을 추진하고 있었다.

한화그룹은 니콜라와 협력해 미국 수소차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니콜라의 수소 충전소에 우선 공급하고,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하는 식이다. 한화큐셀과 한화솔루션도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과 탱크 등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다만 니콜라의 사업과 주가 향방에 대해 외신에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날 “시장이 밀턴 CEO의 배저 생산 언급에 열광하고 있지만 실제 성공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며 “이 회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니콜라는 현재 8클래스 중장비 차량 제작에 주력하고 있으며 협력할 자동차 제조사를 찾지 못하면 배저를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