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청약 줄줄이 미달…증시 급등에 인기 '시들'

공모주시장에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외면받고 있다. 최근 일반공모에 나선 스팩 두 곳이 투자자를 끌어 모으지 못해 청약 미달 사태를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급락했던 증시가 빠르게 회복한 데다 SK바이오팜 등 인기 공모주들이 등장하면서 스팩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졌다는 평가다.

1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9일 일반청약을 받은 NH스팩16호는 당초 공모하려 했던 75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청약 경쟁률은 0.78 대 1에 그쳤다. 한 달 앞서 공모에 나선 이베스트스팩5호도 당초 모집하려 했던 70억원의 절반도 끌어모으지 못했다. 이베스트스팩5호의 청약 경쟁률은 0.31 대 1로 집계됐다.일반청약에서의 흥행 부진은 상장 후 주가 흐름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달 20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이베스트스팩5호의 주가는 공모가 2000원을 밑돌고 있다. 스팩 전문 자문회사인 ACPC의 남강욱 부사장은 “코로나19로 큰 충격을 받았던 국내 증시가 반등하자 상장 후 스팩 합병까지 최장 3년이 걸리는 스팩 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스팩 청약 투자가 안정성은 높지만 최근 장세와 투자 기간을 고려하면 수익률 측면에선 사실상 손해가 날 가능성이 적지 않아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얘기다.

공모주시장의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도 스팩 청약 인기를 시들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