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치고받은 박원순 vs 이재명…'기본소득' 대권 전초전

박원순 "모든 사회복지 없앨 것인가"
이재명 "현장성 부족한 것 같다"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오른쪽)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본소득을 놓고 여권 잠룡들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이번에는 각자 다른 방송에서 서로의 주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기본소득 도입 대신 전 국민 고용보험 확대를 주장 중인 박 시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로 올 상반기 실직자가 210만 명이고 그중 절반인 105만 명이 비자발적 실직자"라며 "이들이 고용보험에 가입해야 실업수당을 받을 수 있고, 다시 일할 수 있을 때까지 버티게 해주는 최대 생존자금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이어 "재난은 취약계층에게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깊이 고통이 온다는 말이 있다. 고용 안전망 확충이 지금보다 절박한 적은 없다"라고 덧붙였다.

기본소득과 관련해선 재원 확보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모든 국민에게 월 200만 원씩 준다고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완전히 낙원"이라면서도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가. 10만원씩 줘도 62조원이 들어가는데 모든 국방과 사회복지를 없앨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를 두고선 "말씀보다 현실적으로 실증적으로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일 안 하고도 먹고 사는 사회는 우리가 지양해야 할 사회"라고 지적했다.같은날 이 지사는 KBS라디오에 출연해 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을 경제적·복지적 두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경제적 관점에서는) 경기 침체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재정 지출을 통해 수요를 보강해야 한다. 그래서 소비 지출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면서 "개인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복지를 확대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증세해야 한다.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는 게 아니다"라면서 "다만 (증세에 대해) 불신과 공포가 많으니, 이미 낸 세금 중 일부를 조정해 맛보기로 1년에 2번 정도 1인당 24만 원부터 단계적으로 해보자"라면서 구체적 안을 제시했다.여권 일부 인사들이 기본소득을 유럽 보수정당의 정책의제라고 지적하는 것과 관련해선 "현장성이 약간 부족하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전 국민 고용보험도 꼭 해야하는 것으로 선택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마치 이것을 하면 저것은 포기해야 하는,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