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내년까지 석유부문 외국인 고용 중단…"자국민 챙겨야" [선한결의 중동은지금]

코로나19·유가급락에 외국인 인구 줄이기 추진
전체 인구의 약 70%가 외국인…총리 "30%대로 줄여야"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석유부문에서 내년까지 외국인을 고용하지 않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유가 하락으로 경제가 압박을 받으면서 자국민 챙기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칼리드 알파델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쿠웨이트석유공사와 자회사 등에 외국인을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쿠웨이트 국영통신에 말했다. 알파델 장관은 “외국인에 대해선 하청업체 등을 통한 제3자 고용계약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쿠웨이트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 인구를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엔 사바 알 칼리드 알 사바 쿠웨이트 총리가 외국인 노동자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발언을 내놨다. 코로나19와 유가폭락으로 경제가 흔들리는 시기에 자국 경제를 외국인에 의존해선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쿠웨이트는 전체 인구 480만명 중 외국인 인구가 340만명에 달한다. 외국인 비율을 전체의 30%가량으로 줄여 “불균형을 줄여야 한다”는게 알 사바 쿠웨이트 총리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 쿠웨이트 정부는 정부 외국 주재원들을 모두 현지인 대신 쿠웨이트인으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쿠웨이트 소셜미디어 등에선 외국인 인구를 대폭 줄이는게 비현실적인 계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쿠웨이트에선 저임금 근로자 대부분이 필리핀 인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외국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