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가 전찬일의 봉준호 탐구서 '장르가 된 감독'

영화 평론가 전찬일이 첫 평론집 '영화의 매혹, 잔혹한 비평' 이후 12년 만에 두 번째 책 '봉준호 장르가 된 감독'(작가 펴냄)을 내놨다.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2000)부터 '기생충'(2019)까지 7편의 장편 영화에 대한 리뷰와 '기생충', '설국열차', '마더'를 계기로 한 세 차례의 인터뷰를 모았다. 저자는 "'플란다스의 개'에 대해서는 아예 무심"했고 이후의 영화들도 "대개는 시큰둥해하거나 못마땅해했다"며 봉 감독의 영화들에 대한 평가는 '기생충'을 계기로 완전히 뒤바뀌었다고 고백한다.

흥행에 처참하게 실패한 첫 장편 '플란다스의 개'는 '많은 이들의 재독해·재평가를 기다리는 문제작'으로, '기생충'은 '역대급 완성도의 문제적 걸작'으로 평했다.

여기에 '백색인'(1993)과 '지리멸렬'(1994)부터 '흔들리는 도쿄'(2008)까지 6편의 단편을 다시 보거나 새로 보고 진단한 보론이 더해졌다. 저자는 봉 감독의 단편들이 "봉월드에 다다르기 위한 또 다른 가교들"이라며 이 책을 '봉준호의 재구성'이자 '단편의 재발견'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애초 저자는 장훈, 이창동, 이한, 김한민, 류승완, 이준익, 김현석 등 봉준호 외에 대표적인 명장들의 인터뷰를 모아 한국 영화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인터뷰집을 낼 계획이었으나, '기생충'의 아카데미 석권을 계기로 감독 봉준호, 인간 봉준호를 집중 조명하는 기획으로 발전했다고 책에서 밝혔다.

저자는 '비정상의 미학'을 통해 장르가 된 봉준호 감독의 또 다른 가능성으로 '탈식민적 텍스트'를 꼽으면서 늘 변화하고 싶다는 봉 감독의 다음 영화에 기대를 표한다. 그중 하나는 본격 역사 영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