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논의하자며 박원순에 공개 질의한 소수정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박원순에 공개 질의
"박원순, 보편복지 이야기하더니 이제 선별 주장"
"기본소득 위한 생산적 논의에 함께 하자"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7개 정당 기본소득 연석회의를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11일 전 국민 고용보험 확대를 주장하며 기본소득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공개 질의를 했다.

용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SNS)을 통해 "여전히 전 국민 고용보험과 기본소득에 대해 정의로움의 문제로 여겨지는 것 같다"라면서 "한 명의 서울시민으로서, 그리고 기본소득과 고용보험 확대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사람으로서 고언을 드리고자 한다"라고 밝혔다.용 의원은 "최근 고용보험과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의를 보면, 10년 전 지방선거가 떠오른다"라면서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가장 큰 의제는 무상급식이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무상급식은 2011년 박원순 시장님의 당선 이후 서울에서도 시행됐다"라면서 "보편복지, 당시의 화두가 지금과 다르지 않지만 당시 보편복지를 이야기하셨던 연구자 분들이 지금은 선별이 더 좋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불안정 일자리가 양산되고 있는 지금, 고용보험 확대는 분명 불안정 노동 중인 많은 국민들에게 지금보다 조금 더 든든한 안전망이 되어줄 것"이라면서도 "국민의 일꾼이자 대표인 정치인들의 역할은 거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을 고민하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용 의원은 "연구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은 더 많은 정성적 변수들이 존재한다. 정치를 오래 해오신 선배 정치인이시기에 더욱 잘 아실 거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먼젓번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전 국민 고용보험에 반대하지 않는다. 전국민 고용보험은 일자리가 불안정한 지금 같은 시대에 꼭 필요한 정책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기계와 인공지능이 사람의 자리를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기본소득론자들만의 주장 혹은 진보진영만의 주장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295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용 의원은 마지막으로 "고용보험을 확대해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일하는 이들의 안전망을 강화하면서,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사람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사라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업주부, 장애인, 청년, 청소년, 노인들 역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대한민국은 기본소득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라면서 "대한민국의 전망과 방향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에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한편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등장 이후 정치권에서 기본소득 이슈가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박 시장은 기본소득 도입에 반대하며 전 국민 고용보험제 확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