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된 장마예보…오락가락 제주기상청에 애꿎은 도민만 피해

제주지방기상청이 11일 장마 예보를 수차례 바꾸면서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당초 10일부터 장마철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가 오는 16일 첫 장맛비가 내린다고 예보를 수정한 데 이어 다시 10일부터 장마가 시작된 것이 맞다고 고쳤다.앞서 기상청은 지난 9일 오전 제주도 남쪽 해상에서 북상하는 정체전선(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제주가 10일 장마철에 들어선다고 예보했다.

하지만 9일 오후 기상청은 예보된 비가 정체전선이 아닌 저기압의 영향으로 내리는 비로, 장맛비가 아니라고 예보를 수정했다.

장맛비는 여름철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내린다.기상청은 이어 11일 제주에 오는 16일께 첫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날 역시 오후들어 16일 첫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를, 이미 전날인 10일부터 장마가 시작됐다고 다시 수정했다.

이미 제주도 남쪽 해안에 정체전선이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장마시작 시점이 오락가락 한데 이어 강수량 예측까지 크게 빗나갔다.

기상청은 10일 오후부터 11일 정오까지 제주에 30∼70㎜, 산지와 남부 등 많은 곳은 100㎜ 이상의 비가 내리겠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날 강수량을 보면, 제주(북부) 0.4㎜, 서귀포(남부) 35.3㎜, 고산(서부) 8.5㎜, 성산(동부) 16.1㎜, 한라산 윗세오름 48.5㎜, 사제비 31.5㎜ 등으로 비가 예상보다 적었고, 비가 아예 내리지 않은 지역도 있었다.오락가락한 장마예보에 강수량까지 빗나가면서 기상청에는 '장마가 도대체 시작하느냐"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예보가 계속해서 오락가락 하면서 비가 내리기 앞서 대비해야 하는 농사와 공사 계획은 계속해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골프와 호텔 등 관광업계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와 관련 기상청은 "장마는 정체전선이 형성돼 영향을 받아야 시작됐다고 보는데, 현재 제주도 남쪽 해상에 생긴 정체전선을 두고 컴퓨터와 예보관마다 분석이 달라 협의가 필요했다"며 "특히 장마가 엄청난 이벤트인 만큼 기상청 내에서 협의를 수차례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

이번 발표가 최종"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이 올해 장마가 지난 10일 시작됐다고 최종적으로 발표하면서, 올해는 제주에서 가장 빨리 장마가 시작된 해로 기록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제주에서 장마가 가장 빨리 시작됐던 해는 2011년(6월 11일), 가장 늦은 해는 1982년(7월 5일)이다.

장마 종료 시기는 1973년이 7월 1일로 가장 빨랐고, 2009년이 8월 3일로 가장 늦었다.

장마 기간이 가장 짧은 해는 1973년으로, 단 일주일만 장마가 이어졌다.

1998년은 장마가 48일간 이어지면서 장마 기간이 가장 길었던 해로 기록됐다.

앞서 지난해 제주는 6월 26일 장마가 시작돼 7월 19일 끝났으며 실제 비가 내린 날은 13일이었다.dragon.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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