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마켓+] 라면광고 '라끼남' 법정 제재…"'꼰대' 방심의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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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끼남' 방송시간은 6분'라끼남'의 PPL(간접광고)는 정말 잘못일까.
유튜브 플랫폼 특화 콘텐츠인데…
심의는 '방송' 수준으로
방송가, PPL 무시할 수 없는 상황
각종 규제 속에 '탈TV' 선언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8일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tvN '라면 끼리는 남자'(이하 '라끼남')에 대해 "도를 넘은 광고를 했다"면서 법정 제재에 해당하는 '경고' 조치를 했다. 특정 업체의 라면에 도를 넘은 광고 효과를 줬다는 것. 방심의에서는 "방송 분량의 상당 부분이 특정 라면을 조리해 먹는 장면에 할애됐다"면서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유사한 구성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방송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법정제재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결정 사유를 밝혔다.
하지만 '라면을 가장 맛있는 방법으로 끓이는 방법을 전한다'는 프로그램 콘셉트에 맞춰 유튜브 특화형으로 진행한 콘텐츠를, 6분의 방송 내용으로 판단한 것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더욱이 6분의 방송용 영상에서는 최근 몇몇 드라마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과 같이 노골적인 상표 노출이나 뜬금없는 전개도 없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라끼남'은 "세상에서 라면이 가장 맛있다"는 방송인 강호동이 가장 라면이 맛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가장 맛있게 라면을 끓여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기본 포맷이었다. 프로그램 콘셉트상 라면은 빼놓을 수 없었고, 농심과 협업을 통해 강호동만의 색다른 레시피가 소개됐다. 지난해 12월 6일부터 올해 2월 21일까지 tvN과 올리브 채널을 통해 방송되긴 했지만, 메인은 유튜브였다. 유튜브 채널 '십오야'를 통해 방송이 끝나면 '라끼남'의 진짜 방송이 공개됐다. 연출자인 양정우 PD는 앞서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라끼남'은 유튜브 전용 콘텐츠로 기획됐고, 유튜브라고 얕잡아 봤다가 고생하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유튜브 콘텐츠에서 대놓고 라면과 아웃도어 브랜드 등 공식 스폰서의 브랜드가 등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재밌어서 했던 것"이라며 "방송에선 숨기고, 감춰야 하는데 그걸 솔직하게 드러내니 재밌고, 편하고, 저희도 솔직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게 한다고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니다. 돈을 벌려고 한 것이 아닌 그런 부분이 유튜브스러운 거 같다"고 밝혔다.
◆ 유튜브 PPL, 어떻길래?
PPL은 드라마나 영화, 예능프로그램 등에 상품을 노출시키는 광고 기법이다. 2010년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지상파 방송에서도 간접광고가 허용됐고, 현재 방송 시스템에서 제작비 부담을 줄여주는 '효자'로 꼽힌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됐던 SBS 금토드라마 '더 킹:영원의 군주'에서 뜬금없이 김치를 먹고, LED 마스크 팩을 하는 등 너무 노골적이거나, 콘텐츠 내용과 동떨어진 PPL에 대해선 반감이 커진 만큼 자연스럽게 녹이기 위한 고민도 커지는 상태다.
반대로 유튜브에서는 PPL을 대놓고 알리고, 브랜드를 노출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실제로 '라끼남'과 같은 수준의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라끼남' 협찬사인 농심과 경쟁 관계인 오뚜기의 경우 함영준 회장의 딸이자 뮤지컬 배우인 함연지가 유튜브 채널 '햄연지'를 운영하면서 대놓고 오뚜기 제품들과 조리법에 대해 소개한다. ◆ 방송따로, 유튜브 따로 '투트랙' PPL도까다로운 방송 심의를 피해 유튜브용 방송을 제작하기도 한다.
MBC '놀면 뭐하니?'는 올해 4월 '유튜브 온리'라는 타이틀과 함께 공식 유튜브 채널에 'PPL 물어오는 복덩이 라섹'이라는 영상을 게재했다. '라섹'으로 분한 유재석에게 "(냉장고가) PPL이다"고 전하자 "김치가 싱싱하게 살아있는 냉장고"라며 "이렇게 맛있게 김치를 만들어준 냉장고야 고마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기에 "비스포크님, 잠시 보관좀 해주세요"라는 요청과 함께 '삼성 비스포크'라는 로고와 자막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대놓고 광고하는 '놀면 뭐하니'에게 "광고주가 흐뭇해 하겠다", "차라리 대놓고 하는게 웃기다", "지금까지 이런 PPL은 없었다" 등 "색다르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 "규제만 있는 방송, 안하고 싶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젊은 연출자들 사이에서 "방송 말고 유튜브만 하고 싶다"는 하소연도 나오고 있다. 각종 규제 때문에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보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콘텐츠를 기획, 제작하고, 색다른 시도를 하고 싶다는 것.
한 방송사 고위 관계자는 "젊은 PD들에게 '우리도 우리만의 콘텐츠를 올릴 수 있는 채널을 개설해 달라'는 요청을 몇 년전부터 받았다"며 "최근 몇몇 콘텐츠를 실험적으로 올리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직까진 유튜브 광고 시장은 방송을 뛰어넘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는 방송 광고와 달리 온라인 동영상 광고비는 매년 수직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이런 분위기라면 콘텐츠 역전 현상도 가능하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온라인마케팅 업체 리서치애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800억원을 기록하며 2018년에 비해 60%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던 온라인 동영상 광고비가 올 1분기에도 코로나 바이러스 악재를 뚫고 전년 동기 대비 19%나 성장했다. 같은 기간 지상파 광고 매출이 40% 감소했다는 방송협회의 발표와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특히 유튜브는 페이스북과 함께 온라인 동영상 광고 플랫폼 시장의 70%의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튜브 우선, TV 뒷전'인 상황도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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