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는 1인용, 더치페이죠"…'함께 즐겨요'는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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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피자헛 '1인 메뉴' 매장 체험기
▽ 직장인 "초저가" 만족…10대 "부담스럽지 않아"
▽ "노인은 무인주문대 어려워할 수도" 지적
▽ 커지는 냉동 피자 시장도 1인 메뉴에 영향
'함께 즐겨요, 피자헛'
그렇다. 과거 피자헛 광고에 나왔던 유명한 광고 문구다. 자고로 피자는 8조각을 내어 친구나 가족과 함께 먹어야 제맛이 아니었던가. 라지(대형) 사이즈 시켜서 여러명이 나눠먹던 공유형 음식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이도 옛말이 된지 오래다. 피자시장의 대세는 라지가 아니라 1인용이 됐기 때문이다. 라지 한판에 2만~3만원하던 피자 가격은 이제 한판 3800원부터다. 혼자 먹는 1인용 피자이기 때문이다.'함께 즐겨요'를 외치던 대표적 피자 외식프렌차이즈업체 '피자헛'도 이 같은 변화의 한 복판에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혼밥 문화 확산에 패밀리레스토랑이던 피자헛은 최근 1인 메뉴 매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자는 지난 11일 피자헛 1인 메뉴 매장인 서울 양천구 목동중앙점을 방문했다.
1인 메뉴 매장은 메뉴가 1인에 맞춰져 있기도 했지만 일종의 '언택트(비대면)' 매장이기도 했다. 매장 입구를 들어서자 두 대의 무인 주문대가 기자를 반겼다. 1인 피자 메뉴는 페페로니 피자, 고구마치즈 피자, 불고기 피자 등 6종이 있었다. 가격은 1판에 3800~4800원으로 매우 저렴했다. 1100원을 추가하면 감자와 탄산음료까지 포함해 세트메뉴로 먹을 수 있다. 가격이 너무 저렴해 '이 가격에 팔아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내 가격이 저렴한 이유를 깨달았다. 주문부터 마무리 정리까지 모두 셀프, 소소한 사이드 메뉴인 피클마저도 금액을 내야 먹을 수 있었다.
각자 다른 메뉴를 시켜먹던 세 명의 학생은 이 매장을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 안나연 양(17)은 "각자 다른 맛의 피자를 먹고싶은데 라지 피자를 한 판 시키면 같은 맛의 피자를 나눠 먹어야 하지 않느냐"면서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한다는 얘기인데, 이곳에서는 각자 먹고싶은 걸 먹을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친구들이랑 더치페이를 하는데 나중에 1/n로 돈을 걷을 필요 없이 본인이 먹은 만큼 직접 결제하면 되니까 편하다"고 덧붙였다.
프랜차이즈 피자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많아지고 혼밥을 즐기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하면 피자 매장이 패밀리레스토랑의 형태에서 1인 메뉴 매장 형태로 바뀌는 것은 업계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면서 "냉동피자를 대체하기 위해서라도 더 가성비가 좋은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