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 앵커에 한방 먹은 트럼프…"트윗, 출처는 아나"

폭스뉴스 인터뷰서 진땀
시민과 외국인들이 지난 6일 서울 중구 명동에서 청계천 한빛광장까지 미국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추모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우군이라고 믿었던 폭스뉴스 방송 인터뷰에서 제대로 한 방 먹었다.

1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폭스뉴스의 앵커인 해리스 포크너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 도중 송곳 질문을 날렸다. 포크너는 자신을 소개한 후 "나는 흑인 여성이고 엄마다"며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야기를 쭉 해오셨지만 위로하는 모습을 보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포크너는 또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던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도 시작된다(When the looting starts, the shooting starts)"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얘기를 꺼낸 뒤 "왜 이런 말을 한 것인가"고 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건 내가 수년간 들어온 표현..."이라고 답하자 포크너는 말을 끊고 "어디서 나온 말인지 아는가"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머뭇거린 뒤 "필라델피아라고 생각한다. 필라델피아 시장"이라고 하자 포크너는 "아니다. 1967년에 나온 것"이라고 받아친 뒤, 문구의 출처를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새벽에 올린 이 트윗은 1967년 흑인 시위에 대한 폭력적 보복을 공언한 월터 헤들리 당시 마이애미 경찰서장이 말한 것이다. 이 글은 시위대에 대한 발표 명령으로 해석돼 거센 논란을 만들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 "약탈을 하면 총격이 일어나기 마련"이라며 “어젯밤 표현의 의미로 바로 그것"이라고 해명했다.포크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 트윗이 많은 이들을 겁에 질리게 했다고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TV 인터뷰에서 이 트윗에 대한 질문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