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재개 나선 스페인, 21일부터 국경 개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었던 스페인이 관광산업 재개를 위해 오는 21일부터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대상으로 국경을 전면 개방한다. 비(非)EU 회원국 국민들은 다음달 1일부터 자가격리 없이 스페인을 방문할 수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사진)는 14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경개방 계획을 발표했다. 스페인의 국경개방은 2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1단계로 오는 21일부터 포르투갈을 제외한 EU 26개 회원국과 솅겐조약 가입국을 대상으로 국경을 개방하기로 했다. 솅겐조약은 EU 27개 회원국 중 22개국과 스위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4개국 등 총 26개국이 가입했다. 이들 국가에서 온 입국자들에겐 2주 동안의 자가격리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EU 회원국 중 아일랜드는 가입을 거부했고,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키프로스 루마니아 등은 조약에 서명은 했지만 가입은 보류된 상태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1월31일 EU를 탈퇴한 영국에게도 이 때부터 국경을 개방하기로 했다. 올 연말까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전환기간까지는 영국이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잔류하는 등 EU 준회원국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스페인 정부는 2단계로 다음달 1일부터 포르투갈과 비(非)EU 회원국에게도 국경을 개방하기로 했다. 앞서 EU 회원국 및 솅겐조약 가입국 국민과 마찬가지로 자가격리 조치가 적용되지 않는다. 스페인과 인접한 포르투갈은 EU 회원국이지만, 포르투갈 정부의 요청에 따라 국경개방 일정을 늦췄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안토니오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는 다음달 1일 열리는 양측의 국경 재개방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 기준 스페인의 관광산업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4.3%에 달한다. 유럽 주요 국가 중 그리스(20.8%)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관광 성수기인 여름철을 맞아 하루빨리 국경을 개방해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 스페인 정부의 계획이다.

스페인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이날 기준 2만7136명이다. 지난 한 주간 총 사망자는 두 자릿수대로 급감다. 누적 확진자는 29만1008명으로 전날 대비 323명 늘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