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제2의 우한' 되나…中코로나 재확산 조짐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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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닝성 확진자 모두 베이징 시장 다녀와중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차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 신파디 시장을 중심으로 발생한 코로나19가 인근 지역인 랴오닝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베이징 코로나19 확진자 나흘만에 50명 넘어
랴오닝성 보건 당국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랴오닝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두 명의 코로나19 환자는 모두 베이징 신파디 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하얼빈과 다롄을 포함한 10개 이상의 랴오닝성 주요 도시는 주민들에게 베이징에 가지 말 것을 명령하는 한편 최근 베이징을 방문한 사람은 당국에 보고해야 한다고 밝혔다.현재 베이징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57일 만에 다시 발생한 이후 나흘이 채 안 돼 50명을 넘어선 상황. 지난 4월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증가세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들 중 40명 이상이 베이징 최대 농수산물 도매시장인 신파디 도매시장 상인이나 손님 등 시장 관련자로 파악돼 '제2의 우한 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의 양펑 연구원은 신파디 시장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유전자 서열이 유럽에서 온 것을 발견했다면서 "(해외) 유입과 관련된 것이라고 잠정 판단했다"고 말했다.그는 그러나 "바이러스가 어떻게 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오염된 해산물이나 육류, 또는 시장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분비물을 통해 전파됐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베이징시는 수입 연어를 절단할 때 쓰는 도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소식에 베이징 시내 식당 메뉴에서 일제히 연어가 사라졌으며 까르푸 등 주요 슈퍼마켓들도 연어 관련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베이징 당국은 지난 13일부터 신파디 시장을 폐쇄하는 등 강도 높은 방역 조치에 들어갔다.랴오닝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들도 베이징의 코로나19 재확산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쑤저우, 하얼빈 등 중국의 여러 도시는 시민들에게 베이징 방문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 퉁지의학원의 공중보건 전문가 펑잔춘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베이징의 상황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한 내 초기 확산 단계와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