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신고 옛연인에 보복 칼부림 '60대男'…중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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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심 품고 재판 중 재범행 중형 불가피연인과의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 남성이 옛 연인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중형이 선고됐다.
시너·라이터도 준비…증거 없어 방화예비는 무죄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및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 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12월 한때 연인 관계였던 여성 B 씨의 집을 찾아가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는 그녀를 흉기로 찌르고, 비명소리에 달려 나온 B 씨의 아들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A 씨는 지난해 9월 B 씨와의 성관계 영상을 몰라 촬영한 혐의로 먼저 기소돼 범행 한 달여 전부터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배씨는 B 씨가 자신을 고소한 데 앙심을 품고 범행을 결심했으며, A 씨의 집에서는 'B 씨를 죽이겠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다시 기소된 A 씨는 법정에서 "흉기를 휘둘렀지만 살인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행동이 마치 B 씨 때문인 것처럼 주장해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데, 이 태도는 법정에서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설령 B 씨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죽임을 당해 마땅한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검찰은 A 씨가 범행 당시 시너와 라이터를 준비했다는 점에서 방화 의도도 있었다고 판단, 관련 혐의를 함께 적용해 재판에 넘겼으나 재판부는 정황상 범죄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시너와 라이터를 준비해 가져갔으나 범행 전후 가방에서 꺼내지 않았고, 방화를 범할 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방화예비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