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제로에너지 건축물 확대하려면

지역난방 열수송 네트워크 공유 등
집단에너지 회수열 적극 활용해야

황창화 <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우리는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쳐 인간이 활동을 멈추자 지구는 숨을 쉬기 시작했다.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등 대기오염 물질이 급감하고 파란 하늘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는 교통량 감소와 공장들의 생산활동이 줄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대기오염 영향으로 2018년 기준 연간 450만 명이 조기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대기오염을 줄이고, 환경을 살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감을 위해 올해부터 공공건축물에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화를 시행하며, 2025년부터는 민간부문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이란 고성능 단열재, 고기밀성 창호 등으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패시브(passive) 기술’과 고효율 기기와 신재생에너지를 적용한 ‘액티브(active) 기술’ 등으로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높여 사용자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빌딩이다.이런 제로에너지 건축물 확대를 위해 집단에너지와의 연계를 검토했으면 한다. 집단에너지는 열병합발전소 등 1개소 이상의 집중된 에너지 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열과 전기를 다수 사용자에게 일괄 공급하는 방식이다. 열병합발전소는 원천적으로 일반 발전소보다 에너지 사용량이 절감되며 자원회수시설, 연료전지, 바이오 가스, 매립 가스 등 미활용에너지나 신재생에너지 시설에서 생산된 열을 함께 활용하고 있어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므로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집단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열원에서 생산된 열은 지역난방 열수송관을 통해 아파트와 건물에 공급된다. 이 지역난방 열수송 네트워크를 공유할 경우 건축물의 열 생산시설 감소 및 미활용에너지의 발굴 등을 통해 효율적인 최적의 에너지공급 체계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즉 제로 에너지 수준의 건축물 도입이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로에너지 건축 전문가인 이명주 명지대 교수도 지역난방 네트워크 망이 있는 지역에서는 패시브 건물에 에너지 공급을 위해 지역난방 열수송관 회수열의 활용이 효율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패시브 건물에 필요한 전기는 태양광으로 충당하고 온수와 난방 등은 그동안 활용되지 않았던 지역난방 회수관의 열에너지(섭씨 45~60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완전한 에너지 자립이 어려운 공동주택이나 건물들은 집단에너지와 연계한 ‘스마트 그린 에너지 건물’의 개념을 도입해 에너지 절감을 실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집단에너지에서 생산된 착한 에너지로 열을 활용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자체 생산한 전기를 접목한 스마트 그린 에너지 건물이 확대 보급될 경우 국가적으로 탄소 발생을 감축해 친환경 경제 체제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