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최영림 '母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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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엄마와 아이가 꽃밭에 누워 있다. 실제보다 과장해서 그린 가분수형 머리를 외로 꼬고, 턱을 받친 모습이 해학적이다. 아이와 엄마의 꽃밭 유희가 부러운지 새가 옆에서 힐끗 보고 있다. 17일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미술품 경매에 출품되는 서양화가 최영림(1916~1985)의 ‘모정(母情)’이다. 화면 왼쪽 아래에 사인과 함께 제작 연월(1975년 8월)을 밝혀놓았다.
최영림은 평양의 부유한 한약방집 장남으로 태어났다. 평양 광성고보에 재학 중이던 1935년 조선미술전람회(선전)에 입선할 정도로 일찍부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일본에 유학해 태평양미술학교에서 공부했고, 판화가 무나카타 시코에게 목판화 기법을 배우기도 했다. 6·25전쟁 때 월남해 1955년부터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추천작가·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을 지냈고, 서라벌예대와 중앙대 등에서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최영림은 추상과 반추상의 상징적·실험적 양식을 시도한 1950년대의 ‘흑색(黑色)시기’를 거쳐 1960년대부터는 구상으로 복귀했다. 황토색을 주조로 한 화면에 벌거벗은 아이와 여인들, 소 등 한국의 서정이 담긴 주제를 토속적이고 해학적인 미로 담아냈다.
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