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낙폭…시총 88조 증발

코스피 4.8%·코스닥 7.1% 폭락…증시 거래대금 또 역대 최대
"단기 과열에 가격 부담 발생…추가 조정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로 15일 하루 만에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88조원 가까이 사라졌다.주가지수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한 지난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1.48포인트(4.76%) 내린 2,030.82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단 하루 만에 100포인트 넘게 하락하면서 2,100선을 내주고 단숨에 2,030대로 미끄러졌다.하락률 기준 코스피 낙폭은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세를 이어가던 지난 3월 23일(-5.34%) 이후 약 석 달 만에 가장 큰 수준이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91포인트(7.09%) 내린 693.15로 종료했다.

코스닥 낙폭은 지수가 연저점을 기록한 3월 19일(-11.71%)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이날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은 전 거래일인 지난 12일 1천434조870억원에서 이날 1천366조1천750억원으로 67조9천120억원 감소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은 275조6천930억원에서 256조1천50억원으로 19조5천880억원 줄었다.

이에 따라 양대 시장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87조5천억원 감소했다.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천787억원, 7천644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개인은 하루 만에 1조2천402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투자 주체 간 매매 공방이 이어지면서 거래대금 또한 급증했다.

이날 오후 6시 장종료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18조2천425억원으로 이달 3일(16조9천988억원)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합산 거래대금(30조5천31억원)도 지난 11일에 이어 또다시 30조원을 돌파하며 6시 장 종료 기준으로 역대 1위 기록을 새로 썼다.

일명 '공포 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20.71% 뛰어오른 39.69에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단기 급등한 주가지수가 현실과 기대감 사이의 차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물경제가 위기 상황을 이어가는 가운데에도 자산시장은 과열 징후를 나타내면서 괴리가 발생했고, 이후 시장이 다시 현실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식시장이 긍정적인 이슈만을 반영하며 쉬지 않고 달려오면서 단기 과열에 따른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부담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앞서 단기 오버슈팅(급등)이 있었던 만큼 당분간 과격한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날 안전자산인 금값은 소폭 상승했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18% 오른 6만7천250원으로 마감했다.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2.20원 오른 달러당 1,21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7거래일 만에 다시 1,210원대를 회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