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 제대로 못 치러 미안"…이천참사 유가족들 눈물의 49재

38명이 숨진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 현장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지 49일째가 되는 16일 일부 유가족들은 장례에 앞서 49재를 지내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날 오전 경북의 한 봉안당에서 49재를 지낸 이번 사고 희생자 A씨의 유가족들은 생전 A씨가 쓰던 물건들과 타지에서 일하기 위해 구한 A씨의 임시 숙소에서 회수한 옷가지 등을 화장하며 떠난 A씨를 추억했다. 한 유가족은 "갑작스러운 화재로 고통스럽게 떠났는데 제대로 장례도 치러주지 못한 거 같아 마음이 아프다"며 "이렇게 49재를 치르긴 했지만, 평생에 한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49재를 치른 건 전체 유가족의 3분의 1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49재는 친지들이 모인 각자의 고향에서 개별적으로 진행됐다. 오는 20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합동 영결식이 끝나면 유가족들은 장시간 머물렀던 합동분향소를 떠나 각자의 고향으로 흩어질 전망이다.

앞서 유가족들은 합동 영결식 날짜를 놓고 이천시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유족들은 개별적으로 장례 절차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영결식 날짜를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이천시는 날짜가 미뤄질 경우 예산을 집행할 근거가 사라져 난감해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유가족 측이 지난 14일 국무총리실에 중재를 요청했고, 총리실에서 비용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서면서 갈등이 봉합됐다.

이 과정에서 정세균 총리는 한 유가족에게 직접 전화해 "유가족이 원하는 날짜에 영결식을 치를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결식은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이천시 서희 청소년문화센터에서 열린다. 김권 유가족 대표는 "이천시와 국무총리실, 유가족들이 서로 배려해 20일에 합동 영결식을 치를 수 있게 됐다"며 "영결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가족들을 중심으로 조촐하게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