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조지 거슈윈 '포기와 베스'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조지 거슈윈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1935)는 대표적인 흑인 오페라지만 원작은 백인인 듀보즈 헤이워드 부부의 연극이다. 역시 백인이면서 흑인 음악에 익숙했던 거슈윈은 아예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의 흑인 지역에 거처를 잡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동화돼 작곡했다.

포기는 하반신 장애가 있는 걸인이다. 베스는 동거남이 살인을 저지르고 숨는 바람에 포기와 살게 된다. 하지만 포기마저 경찰에 잡혀가 소식이 없자 베스는 살 방도를 찾아 양아치 흑인을 따라나서야 한다. 그야말로 밑바닥 삶이지만 그렇게 몰아가는 상황과 마을 흑인들의 인간미를 들여다보면 눈물겹다.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흑인에 대한 편견은 그들의 진짜 삶을 외면한 우리 탓이 크다. 모든 생명은 존귀하고 그 살아가는 방식은 감동적이거늘, 하물며 같은 인간인 흑인의 삶을 이해하지 못할 이유가 있겠는가!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