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부동산 거래 '철퇴'…종부세 최고세율·법인세 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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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절처럼…법인세 추가과세 10→20%로정부가 법인을 활용한 부동산투자를 손본다. 종합부동산세율을 올리고 공제를 폐지했다. 법인세율도 대폭 인상한다. 개인의 양도소득세 중과와 대출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꼼수 투자’가 횡행하고 있다고 봐서다.
종부세 최고세율 적용·6억 공제 폐지…대출도 금지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등은 17일 발표한 ‘6·17 대책’에서 이 같은 내용의 법인 부동산투자 규제안을 꺼냈다. 최근 집값이 급등하는 지역마다 규제망을 피해 법인으로 부동산을 거래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부동산을 매입하는 법인에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한 지 한 달 만이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체 아파트 매매에서 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충북 청주의 경우 2017년 0.9%에서 올해 1~5월 12.5%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인천은 0.6%에서 8.2%, 경기는 0.7%에서 6.4%로 증가했다.
법인을 설립해 아파트 등을 사고팔면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모두 아낄 수 있다. 개인으로 합산될 주택수를 법인으로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3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서 개인명의 집을 판다면 최고 62%의 중과세율을 적용받는다. 그러나 이 가운데 2채를 법인으로 분산하고 나머지 개인명의 집 한 채를 정리하면 1주택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법인명의 집을 팔 때도 2주택 중과세율(최고 52%)이 아니라 과세표준에 따라 10~20%의 법인세를 치른다. 주택이나 비사업용 토지 등을 팔 때 추가로 내는 10%포인트의 세율을 더해도 개인보단 세금이 가볍다.
이 같은 이유로 법인을 통한 우회 투자가 성행하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정부는 우선 주택이나 비사업용토지를 매각할 때 추가로 과세하는 10%의 법인세를 20%까지 올리기로 했다. 참여정부 시절 시행되던 법인세 중과세가 부활한 것이다. 법인세 중과는 2005년 ‘8·31 대책’에서 도입돼 2007년부터 시행되다 2014년 폐지된 바 있다. 당시 함께 폐지된 개인의 양도세 중과가 2018년 앞서 부활한 데 이어 법인세 중과마저 6년 만에 되살아난 것이다.법인 부동산엔 최고 수준의 종부세율이 적용된다. 법인이 2주택일 경우 3%, 3주택 이상일 경우 4%다. 과표 구간에 상관없이 주택 숫자별 최고 세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종부세 공제액은 사라진다. 그동안은 개인과 법인으로 명의를 나누면 6억원씩 최고 12억원을 종부세 과표에서 공제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론 법인 부동산에 대해 기본공제(6억원)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같은 종부세 강화안은 내년 부과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법인의 임대사업자 혜택도 사라진다. 그동안 법인의 임대주택은 종부세 합산이 배제됐지만 18일 이후 등록되는 임대주택은 종부세가 과세된다. 2018년 ‘9·13 대책’에서 개인 임대사업자에 대한 혜택을 축소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진다. 현재는 규제지역 안에서 담보인정비율(LTV) 20~50%가 적용되지만 앞으론 모든 지역에서 법인의 주담대가 금지된다. 이 같은 대출규제는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법인을 활용한 투자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허점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 회계사는 “취득세 중과나 보유기간에 따른 세율 변동 등의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법인을 활용해 분양권을 ‘단타’로 매매하는 수요는 감소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