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튼호텔 '2100명 감원'…"101년 역사상 처음" 코로나 직격

급여삭감·근로시간 단축·무급휴직 조치도 연장
[사진=힐튼호텔 인스타그램]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국가간 이동하는 여행객들이 줄어들자 다국적 호텔 기업 힐튼 월드와이드(이하 '힐튼호텔')가 전세계 직원 22%를 줄이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힐튼은 이날 전세계 직원 22% 혹은 21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급여 삭감과 근로 시간 단축, 무급휴직 조치도 연장된다.크리스토퍼 나세타 힐튼 최고경영자(CEO)는 "힐튼 창업 101년 역사상 이처럼 여행 사업이 사실상 마비되는 세계적 위기에 직면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 숙박업계는 단기 여행과 레저 활동을 중심으로 다소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단체·장기 여행은 여전히 침체된 상황이다. 업계에선 적어도 2022년은 돼야 호텔 업계 매출이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호텔 체인들의 불황은 힐튼호텔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달에는 하얏트 호텔이 정리해고와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로 영향을 받는 하얏트 호텔 직원은 전 세계에서 1300명 정도로 추정된다.메리어트 호텔의 경우 무급휴직 프로그램을 오는 10월2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자발적 퇴직을 유도하는 조기퇴직 성격의 바이아웃(Buy-out)도 진행 중이다. WSJ은 메리어트도 힐튼과 비슷한 규모로 감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코로나19 사태로 호텔업계가 고사 직전의 위기에 놓이자 한국호텔업협회와 전국 관광·서비스 노동조합연맹은 지난달 26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협약'을 체결해 위기 속에서도 노동자 고용을 보장하고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같은 달 31일 워커힐호텔 노사는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하는 한편 경영진은 급여 일부를 반납하거나 복리후생을 줄이고 가족돌봄휴가,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부 지원 제도를 활용하는 등 상생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