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北에 원칙대응·상황관리 주력할듯

통일장관 등 후속 인사 통한 관계개선 모색 가능성
냉각기 거친 뒤 대화 복원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잇단 도발적 언행으로 한반도 상황이 악화한 것과 관련해 일단 남북 합의정신에 입각한 원칙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북한이 원색적인 대남 비난을 쏟아내고 남북협력의 상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군 성과가 위협받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이 청와대 핫라인을 닫고 대북특사 파견 제의마저 거절, 당장 대화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분명한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남북관계가 더이상 악화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이른바 '상황 관리'에 해당한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남한 대응을 비난하며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공단,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군부대 재주둔, 대남 전단 살포 등을 예고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17일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언급한 행동계획을 행동에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북한의 이 같은 추가 도발이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에 문 대통령도 대응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다만 한국의 영토나 주권을 침범하는 일이 발생할 경우 상응조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문 대통령은 북한을 향한 관계 개선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문제가 된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기 위한 각종 조치가 대표적이다.

나아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만큼 후속 인선 등을 통해 간접적 메시지를 띄울 가능성이 있다.

냉각기를 거쳐 북한의 도발이 잦아든 것으로 판단되면 대화 복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한반도 상황을 악화시켰지만, 그렇다고 4·27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등의 합의가 깨져서는 안 되며 남북관계 역시 원상 복귀돼야 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북특사 파견이 다시 거론될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북특사 파견에 대해 "계속 논의할 것"이라며 "여러 상황을 지켜보며 신중히 판단하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남북정상 간 대화, 남북 합의 이행 의지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각종 협력사업 추진 등의 돌파 카드도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