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타려는데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 누른 죄?…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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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하려는 사람 두고 2~3초 만에 버튼 '꾹'엘리베이터 문이 자동으로 닫히기 전에 '닫힘' 버튼을 눌러 탑승하려던 사람을 다치게 한 30대 여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재판부 "생활상 주의의무 다하지 않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3단독(황여진 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 씨(39·여)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하고, A 씨와 몸싸움을 벌어 폭행 혐의로 기소된 B 씨(81·여)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정오경 A 씨는 서울 서초구 소재 한 아파트 상가 엘리베이터에 먼저 탔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자 B 씨가 탑승하려 했지만 A 씨가 '닫힘'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엘리베이터 문에 부딪혀 넘어졌다. B 씨는 뇌진탕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격분한 B 씨는 A 씨의 머리채와 손목 등을 잡아당긴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 측은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누르는 것과 관련한 주의의무가 없다"면서 "B 씨가 바닥에 넘어진 것과 B 씨의 상해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 씨가 먼저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여성이 내릴 때도 주의를 살피지 않고 '닫힘' 버튼을 눌렀다"면서 "사건 당시 엘리베이터 외부에 B 씨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서 있음에도 '닫힘' 버튼을 2~3초 만에 눌렀고 1층은 유아, 노령자 등도 이용할 수 있는데 생활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 "B 씨가 함께 병원에 가자는 A 씨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실랑이를 하고 인적 사항을 알려주지 않은 점이 인정되지만 B 씨의 연령, CCTV 영상, CT 검사 결과, 목격자 진술 등을 보면 A 씨의 행위와 B 씨 상해의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B 씨는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