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균 銅필름이 코로나균 사멸"…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첫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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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씨유 이경민 대표국내 기업이 ‘항균동(구리) 필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능력을 임상시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엘리베이터 버튼, 문손잡이 등에 항균동 필름 부착이 일반화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비닐팩·도마·음식보관용기 등
항균필름 적용 수요 많아져
국내 최대 비철금속 제련기업 LS니꼬동제련의 협력사인 항균동 소재기업 클린씨유는 고려대 의대 바이러스병연구소의 임상시험을 통해 자사 항균동 필름 ‘K카퍼플러스’(사진)가 코로나19의 감염력을 없애는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18일 밝혔다. 항균동 필름 제조사는 많지만 임상시험을 통해 코로나19 사멸 능력을 입증한 곳은 클린씨유가 처음이다.클린씨유는 총 세 차례의 임상시험에서 대조군(파라필름 표면)과 비교한 결과 항균동 필름 표면에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77.8%가 8시간 안에 감염력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24시간 이내엔 최대 97.2%까지 감염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질병센터와 국립보건원 등의 시험에 따르면 구리 표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4시간 내 소멸됐고, 플라스틱에선 2~3일간 생존했다. 하지만 구리 자체가 아닌, 구리 성분이 포함된 필름이 항(抗)코로나19 바이러스 효과가 있는지는 입증된 사례가 없었다.
클린씨유 관계자는 “이번 임상시험으로 항균동 필름을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클린씨유는 항균동 필름뿐 아니라 구리 성분이 포함된 플라스틱에 대해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 회사는 구리 성분을 비닐팩 도마 등 주방용품과 냉장고 음식 보관용기 등 생활용품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클린씨유에 따르면 태국에선 클린씨유 항균동 필름을 학교와 공공장소에 설치하도록 입법화가 추진되고 있다. 호주와 러시아에 수출도 하고 있다. 이경민 클린씨유 대표는 “구리의 항바이러스 능력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항균동 필름 시장을 장악해온 닥터씨유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닥터씨유는 40년간 구리를 생산해온 유성금속의 계열사 유성트랜스글로벌이 내놓은 항균동 필름 브랜드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