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금 반환에 국민세금 들어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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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상적인 수업을 받지 못한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면서 정부의 재정 지원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교육부는 정부가 대학생을 지원해야 한다고 나섰지만 기획재정부는 대학의 자구 노력 이전에 세금을 퍼주는 것은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교육부는 모든 대학생에게 현금을 주려던 계획에서 대학을 측면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지만 이 역시 세금이 투입되는 일이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재정 풀어 대학 지원”교육부는 18일 브리핑을 열고 대학생 등록금 반환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등록금 문제는 대학이 학생들과 소통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다만 학교 방역과 비대면 수업, 외국인 유학생 급감 등으로 대학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라 학생과 대학이 각자 처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대학의 재정을 지원하고, 대학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등록금을 일부 반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이 책임져야" vs "정부가 대학생 지원을"
교육부 "정부가 대학 지원하면
대학이 등록금 일부 반환"
기재부 "대학생 절반 고소득층 자녀
대학 피해도 상대적으로 적어"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는 건국대가 등록금 일부를 사실상 반환키로 한 지난 15일 이후 거세지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부가 도울 일이 없는지 현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하면서 정부의 재정 지원 여부가 주목받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들이 등록금을 쌓아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등록금 반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산을 책임지는 기재부는 등록금 반환에 정부가 먼저 나서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등록금을 받은 대학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며 “등록금 반환을 정부 재정으로 충당하는 것은 지금 단계에선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대학이 먼저 등록금 반환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이후 필요하다면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보고 있다.정책 우선순위 문제도 있다. 재원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더 필요한 곳에 써야 한다는 논리다. 홍 부총리는 “자영업자 등 다른 민간부문과 비교해 보면 대학은 피해를 상대적으로 덜 입었다”며 “대학의 감내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소득자에게 혜택 집중 우려
당초 교육부는 정부와 대학이 10만원씩 부담해 전국 195만 명의 대학생에게 20만원을 일괄 지급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었다. 교육부는 이 정책 집행을 위해 제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약 1900억원의 예산을 요구했지만 기재부가 반려했다.기재부가 일괄 지원을 거절한 것은 195만 명의 대학생 중 절반가량이 고소득층 자녀이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소득분위 8~10등급에 재정 지원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지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2학기 등록금을 일부 감면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반환을 할 경우 역진성 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 저소득층 자녀는 정부의 기존 장학금 정책에 따라 등록금을 감면받기 때문이다. 이 경우 등록금 감면은 저소득층이 아닌 일정 소득 이상 가구 자녀에게만 혜택이 간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장학금 대상이 아닌 가구의 소득 하한은 월 950만원”이라며 “이들에게까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진규/배태웅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