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사외이사 '8시간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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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수기가 웬말…손들고 쏟아낸 질문공세
지난 5월 25일 오전 10시 서울 광장동 SK연수원 ‘아카디아’에 SK하이닉스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이 모였다. ‘낸드플래시 반도체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한 워크숍이 시작됐다. 낸드플래시 담당 임원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자 사외이사들이 질문을 쏟아냈다. 이날 워크숍은 오후 6시가 돼서야 끝났다. 워크숍에 참석한 신창환 사외이사(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생산력·품질 향상 방안과 함께 중장기 전략에 이르기까지 A부터 Z까지 파헤치고 분석하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이사회 멤버 9명 중 6명이 사외이사다. SK하이닉스는 ‘이사회 중심 경영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중시한다. 반기에 한 번 ‘끝장 워크숍’을 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석희 사장 등 SK하이닉스 경영진은 워크숍에서 사외이사들과 함께 중대한 경영 현안을 고민하고 해답을 찾는다.사외이사들은 반도체 사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매달 교육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치열하게 공부하면서 중요한 현안을 결정하는 이사회를 구현하는 게 목표”라며 “사외이사들은 의사 결정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경영진 감시와 감독 기능도 강화됐다. 올해 신설된 이사회 산하 ‘보상위원회’와 ‘투자전략위원회’를 통해서다. 선임사외이사를 두고, 사외이사회를 별도로 여는 것도 SK하이닉스 이사회만의 특징으로 꼽힌다.

사외이사회는 사외이사들이 모여 이사회 의안을 사전에 검토·논의하는 기구다. 월 1회 이상 운영되고 있다. 선임사외이사가 사외이사회를 소집한다. 선임사외이사는 주요 경영 현안을 사외이사들에게 보고하도록 경영진에 요구할 수도 있다.선임사외이사를 맡은 하영구 사외이사(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는 “이사회는 감시·감독 기능을 넘어 기업이 성장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