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길 할머니, 양아들에 정기 송금…1일에도 3천만원 지급"

"길원옥 할머니 기부금, 공시에 별도 표시 안됐을 뿐 결산서류에는 반영"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최근 숨진 마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손모(60) 소장 관련 의혹 보도에 반박하고 나섰다.정의연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92) 할머니의 양자 부부 주장을 근거로 한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고인과 길원옥 인권운동가, 정의기억연대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최근 일부 매체는 길 할머니의 양자인 황선희(61) 목사와 황 목사의 부인 조모씨의 주장을 인용해 길 할머니가 매달 받던 정부 지원금이 다른 계좌로 빠져나갔으며 이를 알게 된 조씨가 손 소장에게 해명을 요구하자 손 소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정의연은 황 목사가 정기적으로 오랜 기간 길 할머니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정의연은 또 길 할머니를 보살핀 요양보호사들이 '할머니는 양아들에게 정기적으로, 방문 시 혹은 특별한 요청에 따라 현금을 제공했다'는 증언도 했다고 전했다.

정의연은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접 방문이 어려워지자 손 소장이 양아들 은행 계좌로 송금하기도 했다"며 "6월 1일에는 두 차례에 걸쳐 3천만원이 양아들에게 지급됐다"고 했다.

정의연은 일부 언론의 보도대로 길 할머니가 이미 치매 상태라면 지난 5월 길 할머니의 도장과 주민등록증을 가져가 양자 등록을 한 황 목사의 행위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이 단체는 길 할머니를 돌보기 위해 4명의 요양보호사를 고용했다며, 매월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지급되는 보조금으로는 부족해 2019년에만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서 1천545만6천원이 간병비로 추가 지급됐다고 밝혔다.

이날 입장문에서 정의연은 길 할머니의 인권운동가로서 면모를 강조하기도 했다.

정의연은 "적극적인 기부활동으로 인권의 가치를 널리 퍼트리셨다"며 "할머니의 기부금은 공시에 별도로 표시되지 않았을 뿐 기부금 전체 금액에 포함돼 있고, 결산서류에 정확히 반영돼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