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만에 또 현장 간 이재용 "가혹한 위기…시간이 없다"

삼성전자 반도체 미래전략과 사업장 환경안전 로드맵을 점검하기 위해 19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반도체 연구소를 찾은 이재용 부회장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지난 9일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잇따라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며 "중장기 계획을 잘 구축해 줄 것"을 임직원들에 주문했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경기도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사장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15일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반도체 담당 임원들을 만난지 나흘 만이다.간담회에선 △차세대 반도체 개발 로드맵 △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 개발 현황 △설비/소재 및 공정기술 등에 대한 중장기 전략 △반도체 산업환경 변화 및 포스트 코로나 대책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간담회 이후 이 부회장은 반도체 연구소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 중인 연구원들을 찾아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 연구소는 △선행 공정 및 패키징 기술 △공정 미세화 한계 극복을 위한 신소재 △반도체 소프트웨어 연구 등 차세대 반도체에 적용 가능한 미래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핵심 기지다.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1월 올해 첫 경영 행보로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나노 공정 기술을 보고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국내 주요 사업장의 안전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환경안전팀장들을 소집해 안전한 환경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자리는 사업장 수도 늘어나고 규모도 커짐에 따라 환경안전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고, 인근 주민들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일해야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이 부회장은 "환경안전 분야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기반이다"라며 "기술과 안전, 환경 모두에서 진정한 초일류가 될 수 있도록 중장기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