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나쁜 평화도 전쟁보단 낫다"…野 "이완용 논리와 비슷"

KBS가 17일 휴전선 인근 비행금지선(NFL)에 인접한 파주시 문산읍의 상공에서 폭파 후 뼈대만 남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모습을 촬영해 보도했다. 사진=뉴스1
북한이 지난 16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일방적으로 폭파해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여권 인사들은 오히려 북측 지원을 늘리자는 주장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8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을 외면한 채 정략적으로 대북 자극하는 가짜 보수들은 아직도 자신들이 왜 국민에게 심판받았는지 모르고 있다"며 "아무리 비싸고 더러운 평화도 이긴 전쟁보다는 낫다"고 했다.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같은 날 "남북이 전쟁 공포 없이 살려면 경제협력과 군사적 긴장완화를 연계시키는 방법밖엔 없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퍼주기'다"라고 말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미국 눈치 보지 말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미국이 반대하더라도 바로 개성공단 문을 열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 먼저 과감히 저지르고 다음에 동맹국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으로 순서를 바꿔야 한다"며 "한반도의 운명을 한반도 주인인 남북이 알아서 하겠다고 미국에 당당히 통보할 배짱이 없다면 평화는 절대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이에 야당은 "북한 위협만큼이나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정부 여당의 인식"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야권에서는 여권의 이 같은 주장이 과거 경술국치(한일합병)을 추진했던 이완용의 논리와 비슷하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완용은 과거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단 낫다"고 주장했다.

통합당은 지난해 정부가 목선을 타고 내려온 북한 선원들을 강제로 귀환시켰을 때도 "나쁜 평화는 굴복이다. 문재인 정부는 스스로 이완용이 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