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냄새'에 반한 LG 손호영 "민성이형 공백 70%는 메워야죠"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국내 독립리그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내야수 손호영(26)은 서울 잠실 야구장에 올 때마다 긴장되고 특유의 '잠실 냄새'를 맡는다고 했다.

손호영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충훈고를 졸업하고 홍익대에 진학한 손호영은 대학 1학년 때인 2014년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

당시 그를 스카우트한 이가 현재 롯데 자이언츠의 단장인 성민규 씨다.

그러나 이렇다 할 기록을 남기지 못하고 2017년 방출당해 국내로 돌아온 손호영은 군 문제를 해결하고 독립리그 구단인 연천 미라클에서 뛰다가 지난해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의 지명을 받았다. 왼쪽 허벅지 내전근을 다쳐 2∼3주 재활을 해야 하는 김민성을 대신해 1군에서 뛸 기회를 얻은 손호영은 1군 4번째 출전인 18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데뷔 첫 안타, 첫 타점, 첫 도루를 수확하고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손호영은 "안타를 치고 싶었고, 생각대로 모두 이뤄져 기분이 좋았다"며 전날의 활약상을 되짚었다.

류중일 LG 감독은 올해 초 국외 전지훈련에서 손호영을 직접 지도하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기본기가 많이 부족해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지도 시간을 할애했다고 한다.

손호영은 "류 감독님께 타격과 수비 여러 면을 많이 배웠고, 특히 타격 때 공을 보는 방법, 타격 자세 등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그는 퓨처스(2군)리그 17경기에서 타율 0.318에 도루 7개를 올렸다.
눈물 젖은 빵을 먹던 마이너리거 시절, 팬들의 이목을 끌지 못하던 독립리그 시절을 손호영은 힘들었지만 보람을 느낀 시간으로 회고했다.

그는 "경쟁이 심하던 마이너리그에선 야구 플레이 하나하나를 소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며 "내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했는데 이것도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군에서 전역해 연천 미라클에서 뛰면서도 많은 경기에 출전할 수 있어 좋았다"고 덧붙였다.

컵스 마이너리그에서 한솥밥을 먹은 이학주(삼성 라이온즈), 하재훈(SK 와이번스)과도 인연이 있다.

손호영은 "민성이 형이 오기 전까지 3루수로서 공백의 70%를 메우고 싶고, 민성이 형이 돌아오면 백업으로 다시 돌아가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손호영은 두산과의 일전에서 9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