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우익신문 산케이, 전화도 안 걸고 여론조사 '조작'했다

지난달 20일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에 정의기억연대(정의연)를 둘러싼 논란에 관한 논설, 칼럼, 기사가 각각 실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 호의적 논조를 보여온 우익 성향 산케이(産經) 신문이 자사가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의 상당수가 조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산케이는 후지뉴스네트워크(FNN)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가 조사를 담당한 협력업체 직원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19일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1년간 실시된 14차례 여론조사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론조사는 매번 18세 이상 남녀 약 1000명 상대로 실시됐는데,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담당한 업체의 콜센터 직원이 전화를 걸지도 않고 응답 받은 것처럼 가짜 결과를 입력했다는 것이다.

문제를 일으킨 사원은 허위 답변을 입력한 것과 관련해 "설문 조사를 할 인력 확보가 어려웠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는 "부정이 밝혀진 14차례의 여론조사 결과를 전한 기사를 모두 취소한다. 보도기관의 중요한 역할인 여론조사 보도에서 독자 여러분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한 것을 깊이 사과한다"고 했다.이어 "여론조사 결과는 정당이나 정권의 지지율, 중요한 시책에 관한 찬반 비율 등 사회의 중요한 지표이며 독자 판단이나 행동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며 "그 내용에 부정한 데이터가 포함돼 있었다는 것을 매우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케이와 FNN은 정확한 여론 조사 방법을 도입할 때까지 당분간 여론조사를 중단할 방침이다. 산케이는 여론조사의 어떤 항목이 조작됐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