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군에 막말 "찍소리 말길…놀아대다간 큰 경 치를 것"

北 매체, 우리 군 훈련 두고 "찍소리 말길"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 연일 고조
이와 함께 '남한 때리기'도 열 올려
北, 문 대통령 비하 삐라 중지 요청도 거부
지난 1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접경 지역의 한 훈련장에서 K1E1 전차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우리 군의 육해공군 전력이 동원돼 비공개로 진행한 합동 해상사격훈련을 두고 "졸망스럽게 놀아대다가는 큰 경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1일 북한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우리 군의 육해공군 합동 해상사격훈련 등을 거론한 뒤 "남조선군부는 공연히 화를 자청하지 말고 북남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간 죄과에 대해 통감해야 한다"고 보도했다.이어 "(남측은) 찍소리 말고 제 소굴에 박혀있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예민한 시기에 함부로 나서서 졸망스럽게 놀아대다가는 큰 경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북한은 최근 남한에 응분의 대가를 연일 강조하며 남북합의에 따른 비무장화된 지역을 요새화하겠다고 밝히면서 한반도는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북한군은 현재 비무장지대(DMZ) 북측지역 일대에 설치된 잠복초소에 일부 인력을 투입해 수풀 제거와 진입로 보수 등의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소대 규모 이상의 북한군이 투입된 곳은 없는 것으로 전해져 우리 군 당국은 해당 작업이 북한이 예고한 대남 군사행동은 아니라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대규모 대남삐라(전단) 살포를 위한 준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은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남한 때리기' 선전전에도 연일 열을 올리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파렴치한 책임회피 수법은 통할 수 없다'라는 제하 기사에서 "누구보다 자기의 책임을 무겁게 통감해야 할 당사자가 바로 남조선당국"이라고 했다.

이어 "남조선당국의 배신행위로 북남합의는 사실상 파기된 지 오래며 사태가 지금과 같은 험악한 지경까지 이르게 됐다"며 "말로만 합의이행에 대해 떠들고 실지 행동에서는 이쪽저쪽 눈치만 살피면서 제 할 바를 전혀 하지 않는 남조선당국의 고질적인 사대 근성과 무책임한 태도가 초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도 정당화했다. 신문은 "남조선 당국은 누구를 걸고 들기 전에 저들이 무슨 짓을 저질러놓았는가 하는 것을 뼈아프게 깨달아야 한다"며 "호상 존중과 신뢰가 무너져내리고 북남 사이에 마주 앉아야 할 일도 없는 현 상태에서 우리가 주저할 것이 무엇이겠는가"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우리의 징벌'이라는 제목의 논설에선 "지금 각급 대학의 청년학생들이 해당한 절차에 따라 북남접경지대 개방과 진출이 승인되면 대규모의 삐라살포투쟁을 전개할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북측은 우리 통일부의 대남 비방 전단 살포 중지 요청도 묵살한 상태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이날 "삐라(전단) 살포가 북남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는 것을 몰라서도 아닐뿐더러 이미 다 깨어져 나간 북남관계를 놓고 우리의 계획을 고려하거나 변경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했다.그러면서 "이제는 휴지장이 되어버린 합의에 대하여 남조선 당국은 더 이상 논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위반이요 뭐요 하는 때늦은 원칙성을 들고나오기 전에 북남충돌의 도화선에 불을 달며 누가 먼저 무엇을 감행했고 묵인했으며 사태를 이 지경까지 악화시켰던가를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