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1000여명 모인 단톡방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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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판례 공유하는 대화방변호사 1000여 명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이 법조계에서 화제다.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해 궁금한 것을 서로 물어보거나, 실무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조언을 구하는 장(場)이다. 변호사들 사이 소통의 장인 동시에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플랫폼이다. ‘변호사지식포럼(변지포·사진)’ 얘기다.
사단법인 '변호사지식포럼' 전환
변지포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윤성철 법무법인 로베이스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가 2017년에 만들었다. 윤 변호사는 “변호사 생활을 해보니 무척이나 외롭고 모르는 게 있어도 누구에게 마음 편히 물어볼 곳이 없었던 것이 늘 답답했다”며 “편하게 모여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변호사들의 삶이 크게 개선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윤 변호사의 ‘지식 공유’ 가치에 공감한 동료 변호사가 모여들었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방을 만들었다. 강제집행이나 변론, 사실조회 등 변호사 실무 등에 대해 질의하면 관련 경험이 있는 변호사가 답변해 주는 방식이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판례도 공유한다. 특히 아직 실무에 미숙한 청년 변호사가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복대리인(변호사가 재판이 여러 개 겹치는 등 사정이 생겼을 때 자신을 대신해 법정에 출석하는 변호사)을 구하는 글도 자주 올라온다. 구혼이나 중매 이야기 등 신변잡기적 편한 대화도 오간다.
변지포 구성원은 전관 출신 변호사부터 이제 막 법조계에 몸담은 청년 변호사까지 다양하다. 윤 변호사는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법조 사회는 그동안 학연, 지연, 나이, 성별, 출신 등을 기준으로 서로가 서로를 배척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변지포는 누구나 차별 없이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잘못된 관습을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변지포는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4월엔 대화방이 개설된 이후 논의됐던 질의응답을 정리해 변지포 이름으로 《변호사가 묻고 변호사가 답하는 Q&A》란 책을 출간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