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회고록] "종전선언, 북한도 관심 없다 했다"

지난해 2월2~28일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전 백악관은 북한이 종전선언에 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출간될 회고록 <그 것이 일어난 방>에서 이같은 상황을 전했다.

백악관에서 하노이 회담 준비가 한창이던 2월19일. 볼턴은 회고록에서 "비건(대북특별대표)이 보여준 명백한 나약함이 많은 참석자들을, 특히 섀너핸(당시 국방장관)과 던포드(당시 합참의장), 심지어 폼페이오(국무장관)까지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폼페이오로 추정)가 비건을 감독하고 있는건가, 아닌가"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어 볼턴은 "던포드는 어떤 종전선언이든 구속력 있는 법적 효력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길 원했다"며 "이는 당연히, 도대체 우리가 왜 그걸 고려해야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북한은 그 것(종전선언)에 관심이 없다고 우리에게 말했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원한 것처럼 보고 있었다"며 "그렇다면 우리가 왜 그걸 추진해야하나"라고 썼다.

회고록에 비춰볼 때, 비건 대표는 하노이 회담 준비 과정에서 미국이 북한에 내놓을 수 있는 카드로 종전선언을 추진했지만, 미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은 물론 비건의 직속 상관인 폼페이오 장관도 이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북한과 접촉 과정에서 북한은 종전선언에 관심이 없으며 문재인 대통령의 어젠다로 본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