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도 세계유산 취소 추진에…뻔뻔한 日 "약속 이행했다"

스가 日관방장관 "하나하나 논평은 삼가겠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사진)은 22일 우리 정부가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유네스코에 발송할 계획인 데 대해 "우리는 약속을 성실히 이행했다"고 주장했다.

스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의 방침에 대한 일본의 대응을 묻자 "하나하나에 논평은 삼가겠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일본은 지금까지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의와 권고, 이런 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정부가 약속한 조치를 포함해 모든 것을 성실히 이행해오고 있다. 계속 적절히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측으로부터 등재 취소를 요구하는 내용의 통보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현 시점까지 그런 통보는 일본 정부에게 온 내용은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일본은 도쿄 신주쿠 총무성 제2청사 별관에 산업유산 정보센터를 개관했다. 정보센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가사키시의 하시마(군함도) 탄광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에 대해 차별적 대우와 학대를 가한 일이 없다는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을 게재했다. 하시마 탄광 등에서 강제로 끌려온 한반도 출신 노동자가 일했다는 사실을 명시했지만 "차별적 대응은 없었다"는 재일동포 2세의 증언만 소개했다.이에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16일 "조만간 유네스코 본부에 서한을 보내 일본의 약속 이행을 요구할 예정"이라며 "세계유산센터에서도 리뷰를 통해 추가 권고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본이 제대로 결의문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사무국과 회원국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다자적 외교 노력을 통해 일본이 조치를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도쿄도 신주쿠구에 설치된 산업유산정보센터 모습. 강제징용 시설인 군함도 등에 대해 강제징용을 부인하는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사진=산업유산정보센터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